“겨울 아닌 여름에 귤 드시고 싶다는 우리 엄마, 소원 들어드립니다”

제주산 하우스 감귤 출하 돌입…6~9월 여름 제철 과일 ‘제왕’ 자리매김
겨울철 노지 감귤보다 당도 높고 품질도 균일…제주농협 “맛으로 승부”

30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의 한 하우스 감귤 재배 현장에서 고우일 농협 제주본부장(왼쪽)과 농민 고성진씨가 수확을 앞둔 감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고경호 기자

제주 감귤은 겨울 과일로 유명하지만 사실 제철이 두 번이다.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손톱이 노랗게 물드는지도 모르고 까먹는 겨울이 한 번, 무더운 여름 손바닥이 얼얼할 정도로 차가운 감귤을 냉장고에서 꺼내 먹는 여름이 한 번이다.

‘여름 제철 과일’의 ‘제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주 감귤이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아 전 국민의 장바구니 주인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30일 찾은 제주감귤농협 위미지점 제6유통센터. 농민들이 갓 따온 신선한 감귤들이 선별기 운반대(컨베이어 벨트)에 줄줄이 오르고 있었다.

껍질을 까지 않고 당도를 검사하는 ‘비파괴선별’을 통해 상품 기준을 통과한 감귤들은 크기에 따라 바구니에 나눠 담긴 후 상자로 옮겨졌다.


상품으로 분류된 하우스 감귤들을 살펴보니 초록빛이 감돌았다.

노랗게 익은 겨울 감귤과 비교하면 덜 익어 보이지만 껍질을 까보면 잘 익은 주황색 과육이 침샘을 자극한다.

특히 적당한 산미와 높은 당도가 어우러진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 전체에 퍼졌다.

“여름 과일 경쟁에서 맛으로 승부 보겠다”던 위미농협 직원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유통센터 인근에서 하우스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고성진씨(67)도 “맛은 제주 농가들이 보장한다”며 믿고 많이 먹어달라고 당부했다.


겨울 감귤이 밭에서 자연의 힘으로 키우는 노지 감귤이라면 여름 감귤은 비닐하우스 등 시설에서 재배하는 하우스 감귤이다.

매년 6월부터 9월 사이 여름철에 출하되는 제주산 하우스 감귤은 노지 감귤보다 당도가 높다.

또 농협과 제주감귤농협을 통해 상품을 선별해 출하하는 ‘계통 출하’ 비율도 노지 감귤보다 높아 균일한 품질을 자랑한다.

실제 지난해 상품용 제주산 하우스 감귤 생산량 2만3943t 중 76%인 1만8231t이 계통 출하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제주산 노지 감귤의 계통 출하율 46%를 크게 웃돌았다.


30일 제주감귤농협 위미지점 제6유통센터에서 올해산 제주 하우스 감귤의 선별 작업이 한창이다.

사진=고경호 기자

이날 유통센터에서 상품용 상자에 담긴 제주산 하우스 감귤은 전국의 도매시장과 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핵심 출하기인 7월에는 당도가 더욱 오를 것으로 관측되면서 농가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감귤연합회, 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는 7월부터 8월까지 ‘하.하.하. 온 국민 페스티벌’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온 국민이 제주산 ‘하’우스 감귤을 ‘하’루에 ‘하’나씩 먹자는 의미를 담은 이번 페스티벌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하나로마트 양재점 등 전국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대형마트, 농협몰, 홈쇼핑, 실시간 방송 판매(온라인 라이브커머스) 등 온오프라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고우일 농협 제주본부장은 “극심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제주는 1차산업과 관광업 등 산업 전반이 위기”라며 “올해산 제주 하우스 감귤이 농민들은 물론 제주도민들의 소득에 큰 도움이 돼 지역경제의 숨통을 틀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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