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남성·화이트칼라…코인 ‘단타’ 줄고 ‘장기 보유’ 늘어

가상자산 보유자 27%…투자자 절반이 30·40대
남성 비중 67%, 직업은 절반 이상이 화이트칼라
단타보다 장기·노후 대비 목적 투자로 흐름 변화

비트코인. (사진=AP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투자 시장에서 40대·남성·화이트칼라가 주도하는 흐름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현재 보유 중이라는 응답이 27%에 달하는 가운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30·40대였고, 직업군은 화이트칼라가 절반을 넘겼다.

투자자 성별 비중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많았다.


29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의 ‘2050세대 가상자산 투자 트렌드’ 보고서에 나타난 내용이다.

연구소는 지난 4월 전국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령별로는 30·40대 비중이 59%로 전체 과반을 넘었다.

40대가 27%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3%로 뒤를 이었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가 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블루칼라(12%) ▲전문·자유직(10%) ▲자영업(8%) ▲학생(7%) ▲무직(7%) ▲주부(5%) 등 순이다.


성별로는 남성(67%)이 여성(33%)보다 2배 많았다.

2024년 이후 투자를 시작한 여성 비중이 26%에 달하는 등 최근에는 여성 참여도 활발해졌다.


가상자산 투자자 평균 금융자산은 9679만원으로, 미투자자 평균(7567만원)보다 1.3배 많았다.

현금·예금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고, 대신 전체 금융자산에서 가상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전체 평균보다 1.5배 높았다.


투자 목적도 변했다.

가상자산 출현 초기에는 주변 영향과 유행을 쫓는 심리, 이른바 ‘포모(기회 상실 우려)’ 영향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비중이 57%로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 비중이 34%로 줄었다.

대신 ‘새로운 투자 경험(44%)’이나 ‘노후 준비(40%)’를 이유로 꼽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50대 투자자 53%는 노후 대비를 위해 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기 투자 흐름도 뚜렷하다.

정기적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한다는 비율이 34%로 가상자산 출현 초기 응답한 비율(10%)보다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기간 몇 주 등 비교적 단기간 코인을 샀다 팔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33%에서 30%로 줄어든 반면, 1년까지 긴 기간 보유하다 팔았다는 비율은 26%에서 47%로 증가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과거보다 단기 투자자 비율이 감소하고, 유행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비율도 줄어드는 등 투기에서 투자로 인식이 변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자의 89%는 비트코인 위주로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유하는 코인 종류가 알트코인을 비롯해 밈코인·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자산 투자 시작 시 겪는 가장 큰 불만은 거래소 개설 시 ‘기존 은행 계좌와 연동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인증 절차 불편’ ‘수수료 등 경제적 불만’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1거래소 1은행 지정’ 제약이 완화될 경우 투자자 10명 중 7명은 우대 혜택을 주는 신규 은행보다 주거래은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투자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4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지만, 시장 변동성 우려(56%)는 여전히 높았다.

투자 의향이 낮은 경우 거래소 리스크(61%)나 사기 위험(61%)을 더 크게 인지하는 등 심리적 저항이 컸다.

전통 금융사의 역할이 확대(42%)되거나 법적 규제가 강화(35%)된다면 투자를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과거 가상자산에 투자하다 중단한 경우에는 비트코인(39%) 다음으로 스테이블코인(19%)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수익 변동성 때문에 투자를 중단한 경우가 많은 만큼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은 현재 투자자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더욱 대중화될 전망”이라며 “가상자산의 법적 제도화와 기존 금융권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투자자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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