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을 밑도는 상황입니다.
원화 강세는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하회했습니다.
올해 지속된 달러 약세 대비 그동안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반도체·자동차 등 미국 관세 정책에 민감한 품목들이 우리 수출 상위에 포진돼 있고,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통상 자국 통화 약세는 수출기업에 긍정적이고, 강세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는 모든 산업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기업의 기술 우위가 그다지 크지 않은 분야에서 환율은 수출에 중요하지만,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환율보다 해당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은 해외 생산·판매 국가가 다변화돼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대미 투자 금액이 많아지는 경우 달러 강세는 기업들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시장 측면에서 볼 때는 원화 강세가 오히려 긍정적입니다.
해외 투자를 할 때는 해당국의 성장률과 통화 강세 가능성을 보고 의사결정을 합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한국 수출의 성장 가능성과 이에 따른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할 때 우리 시장에 투자할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외국인투자자들은 원화 강세가 본격화된 5월부터 한국 시장을 매수하고 있습니다.
이달 1~1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규모는 1조4700억원에 달합니다.
역사적으로도 한국 시장은 원화가 강세일 때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며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미·중 협상을 통해 관세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습니다.
한국 수출에 중요한 반도체·자동차 등의 품목 관세는 아직 남아 있지만, 투자심리 회복에는 긍정적인 이벤트로 판단합니다.
코스피는 지난 4월 저점부터 한 달여간 15% 넘게 상승하면서 급락 이전의 낙폭을 모두 만회했습니다.
단기 반등이 컸기 때문에 시장은 잠시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스피는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 저평가된 시장 중 하나입니다.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낮은데, 원화도 역사적 저점 수준의 약세 구간입니다.
관세 불확실성 해소로 수출이 회복되면서 기업 실적이 증가하고, 원화까지 강세로 간다면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국내 증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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