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은행 달러예금 잔액 반등
‘진짜 안전자산’ 금 투자 인기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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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사진=연합뉴스) |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달러 가치가 급락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대거 달러예금에 자금을 넣고 있다.
여기에 금값 상승 기대까지 더해지며 골드뱅킹과 골드바 투자도 동반 급증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607억4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580억2000만달러) 대비 4.7% 증가한 규모다.
달러예금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감소세였다.
지난 10일 563억5000만달러까지 더 감소했다 이후 17일까지 불과 5거래일 만에 40억달러 넘게 다시 증가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고점(1484.1원)을 찍고 급락하자, 달러를 저점에서 사들이려는 투자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일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부과 발표 직후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3월(1496.5원)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인 1484.1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조치가 이어지며 환율은 21일 현재 1419원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주저앉은 것은 원화가 가치를 회복하기보다 달러가 투자자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안전자산인 달러에 자금이 몰리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불허 관세 정책이 달러 지위를 흔들면서 약달러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 이달 16일까지 8.4% 급락하며 40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뿐만 아니라 ‘진짜 안전자산’인 금으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1조649억원으로 한 달 새 600억원 이상 늘었다.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직접 사지 않고도 0.01g 단위로 금을 거래할 수 있어 금값에만 연동된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실물 금 수요도 여전히 뜨겁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골드바 판매액은 207억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99억40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2월에는 골드바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며 월 판매액이 882억원에 달하는 ‘골드바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고 일부 은행은 수급난으로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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