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패션의류업체들이 여름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냉감(찬 느낌) 제품을 강화하는 등 영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 스파오는 올해 냉감제품인 '쿨 코튼 티셔츠'의 판매 시기를 기존 2월 말∼3월 초에서 1월 말로 앞당겨 출시했습니다.

스파오의 여름 기능성 바지 '쿨 진'은 대형매장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부터 진열되기 시작돼 이달 안에 모든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도 여름 상품의 마케팅·판매 시기를 기존보다 약 2∼3주 앞당겼고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주요 브랜드의 봄·여름 시즌 제품을 작년보다 4주 정도 일찍 출시했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K2는 여름을 단일 시즌으로 보지 않고 '초여름'과 '한여름'으로 세분화해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K2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초경량 썬자켓 신제품 '웨더리스 자켓'을 두 종류로 출시했습니다. 초여름용으로는 '프리즘 썬자켓'을, 한여름용으로는 '바이저 썬자켓'을 각각 선보였습니다.

K2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여름이 길어지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도 다변화해 아웃도어 브랜드도 보다 유연하고 정교한 대응이 필요해졌다"며 "길어진 여름에 맞춰 초여름부터 한여름까지 다양한 여름철 상품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업체들은 기능성을 강조한 냉감 제품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도 냉감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냉감 제품이 '사계절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더는 올해 핵심 전략 제품으로 '아이스온' 시리즈를 내놨습니다. 냉감 원사를 스웨터 조직으로 편직해 '여름에 입는 차가운 스웨터'를 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K2는 새 냉감 라인으로 쾌적한 냉감 시어서커 소재를 적용한 '시원서커'를 출시했습니다.

이로써 K2는 기존의 일상적 냉감 의류 '코드텐'과 고기능성 퍼포먼스 의류 '오싹'에 이어 냉감 라인을 3개로 확대했습니다.

스파오도 합리적인 가격의 '쿨 라인' 아이템을 지속해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쿨 코튼 티셔츠는 광택감을 줄이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 소재로 개선했습니다.

이는 기능성 내의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닌 단독 아이템으로도 착용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결과입니다.

스파오 관계자는 "작년 냉감과 경량 소재를 활용한 스파오 쿨라인 제품이 135만장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며 "소재 다양화, 신축성 향상, UV 차단 기능 추가 등 기능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입 브랜드들도 변화무쌍한 날씨에 맞춰 재주문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LF[093050]가 수입 판매하는 이자벨마랑은 일부 시즌 물량을 남겨두고 발주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다음 시즌 물량 전체를 한 번에 발주했다면, 현재는 80∼90% 정도만 먼저 발주한 뒤 나머지 물량은 실시간 트렌드와 판매 반응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기존에는 특정 달에 시즌 전체 상품을 발주한다는 공식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상기후로 시즌을 세분화해 제품별, 판매량별, 라인별 등으로 소량씩 발주하고 있다"며 "기존의 제품 생산 일정 체계가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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