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연일 사상 최고치 갈아치워
달러 패권 위협받자 금 선호도 ↑

인도 북부 도시 찬디가르의 한 금 보석 가게에 골드바가 진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증유 관세 전쟁으로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다.

내년 금값이 트로이온스(31.1g)당 40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현지 시간) 장중 국제 금값이 온스당 3350달러(약 475만원)를 뚫고 역대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3.6% 올라 온스당 3338.43달러에 거래됐다.

금 선물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하루 사이 3.3% 뛴 온스당 3346.4달러에 거래됐다.

금 선물도 올 들어 27% 치솟아 역대 최고가다.


미국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를 통해 “금 선물 거래량이 ‘매그니피센트세븐(M7)’을 제치고 월가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에 등극했다”고 진단했다.

M7은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미국 7대 대형 기술주를 뜻한다.

이어 BoA는 “펀드매니저 상당수가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를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며 “(이들은) 미국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이는 한편, 금이 올해 최고의 투자자산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통상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을 땐 금과 달러가 함께 오르지만, 이번엔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값이 더 뛰는 이례적 현상을 보인다.

여기엔 트럼프가 방아쇠를 당긴 관세 전쟁으로 기축통화로서 달러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단 우려가 반영됐단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값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팀 워터러 KCM 트레이드 수석분석가는 “달러 약세와 지속적인 위험 회피 심리 등 여러 요인이 금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연말 금이 트로이온스당 370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봤고 내년 중반엔 4000달러를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확실성 ‘피난처’인 동시에 인플레이션(물가) 헤지 수단,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까지 모든 상황이 금값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금값은 연내 온스당 36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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