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A씨는 매일 아침 한 저축은행 앱에 접속한다.
연간 3%가 넘는 이자를 부여하는 파킹통장(수시입출금 통장)으로 인기 있는 곳이다.
A씨는 이 저축은행의 오픈뱅킹을 활용해 B시중은행과 C저축은행, D인터넷은행으로 소액을 송금하고, 본인이 가입해둔 각 은행의 고금리 일일적금에 해당 금액을 다시 입금한다.
A씨는 "고금리를 주는 파킹통장 3개, 일일적금 3개를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며 "송금수수료가 무료인 '오픈뱅킹'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기관의 계좌를 한 금융사 앱에서 관리하는 '오픈뱅킹'이 소비자가 고스란히 부담을 졌던 송금수수료를 연간 1700억원가량 줄이며 금융 지도를 바꾸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파킹통장 쪼개기'와 일일적금 가입이 활발한 것도 오픈뱅킹 역할이 크다.
오픈뱅킹이 주거래은행 개념도 바꾼 것인데, 이에 따라 소외됐던 지방·저축은행까지 새로운 기회를 얻는 모양새다.
18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3대 인터넷은행(인뱅)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고객이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에 송금하며 절약한 수수료는 1757억원에 달한다.
전년과 비교해 41%, 2022년에 비해서는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절감 수수료는 과거 오픈뱅킹(2019년 12월 시작)이 없던 시기에 고객이 일반적으로 부담하던 송금수수료 500원에 타행 송금 건수를 곱해서 구했다.
3대 인뱅의 지난해 전체 오픈뱅킹 거래 건수는 20억734만건으로 전년 13억3351만건에서 55% 신장했다.
인뱅뿐 아니라 시중·지방·저축은행과 증권사 등 총 140개 금융사에서 오픈뱅킹 이용이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전체 이용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오픈뱅킹 계좌는 2억2600만개, 순이용자는 3700만명에 이른다.
오픈뱅킹은 주거래은행 개념 자체를 흔들었다.
2030세대는 이른바 파킹통장 쪼개기를 활발하게 하는데, 이와 같은 금융생활이 확산하는 데는 오픈뱅킹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파킹통장 쪼개기는 고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에 자기 예금 잔액을 쪼개서 입금해두는 것을 의미한다.
일일적금의 인기도 오픈뱅킹 활성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박창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