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험개혁회의
보험사, 신사업 진출 통해
떨어진 수익성 개선 기대
소비자 보장도 충실해질듯
보험 사회안전판 역할 강화
장수하면 보험금 더 주고
사망보험금 생전활용도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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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작년 12월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보험개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보험사가 요양, 건강관리, 반려동물 등 신사업을 적극 개척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보험사가 자회사로 영위 가능한 사업 범위를 넓혀주면서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제7차 보험개혁회에서 논의한 보험산업의 미래 대비 과제를 발표했다.
보험산업 미래 대비 과제는 인구, 기후, 기술 등 3대 변화 대응을 핵심으로 삼는다.
당국은 인구구조 급변을 보험산업이 당면한 시급 과제로 꼽고 있다.
2050년 이후에는 고령인구 비중이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인구구조가 빠르게 바뀌면서 소비자들의 기존 보험 상품에 대한 수요도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당국은 보험업이 영위할 수 있는 자회사와 부수 업무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보험사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소비자에 대한 보장도 충실하게 할 수 있어서다.
보험사는 자회사를 통해 요양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요양업의 경우 요양시설 운영과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계 가능하게 함으로써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게 한다.
시니어푸드의 제조와 유통을 보험사의 요양 자회사가 도맡는다면, 자회사가 보유한 개인 자료에 기초해 맞춤형 식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보험사의 요양시설 건립도 활성화한다.
이를 위해 토지 용도 제한 등으로 불가피하게 요양 이외 업무를 하는 경우도 허용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100% 요양시설 운영만 허용해 제한이 많았으나 보다 탄력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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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DB] |
또 실버주택 등 노인복지시설 위탁운영만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도 출범할 수 있게 허용한다.
이 밖에 반려동물 보험 가입에서 병원 예약과 보험금 청구에 이르는 반려동물 연관 사업도 플랫폼에서 전 과정을 제공할 수 있게 관련 부수 업무를 허용한다.
당국은 일련의 제도 개선을 통해 보험사가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향후 국민 노후 준비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사가 단단한 사회안전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상품도 도입하기로 했다.
사적 보험 활성화를 위한 톤틴·저해지 연금보험 도입이 대표적이다.
톤틴 보험이란 연금이 개시되기 전 사망하면 보험금을 덜 주고, 반대로 가입자가 오래 살면 살수록 더 많은 보험금을 받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해당 상품은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게 하는 구조로 일본에서는 2016년부터 판매하고 있다.
일반 연금 상품보다 연금액을 38%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연금보험 지급 전 사망하거나 해지하면 지급금이 줄어드는 구조이므로 소비자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만한 장치를 마련한 후 내년 초에 출시한다는 목표다.
기대 수명이 늘어난 만큼 사망 이후로 묶여 있는 보험금을 생전에 유동화하는 방안도 다양하게 허용하기로 했다.
사망보험금 일부를 생전에 생활비나 간병비로 쓸 수 있도록 하고, 남은 금액은 지정인이 보험금으로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저출생 고령화에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뚝 떨어졌던 종신보험 수요가 다시 증가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정부가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추진한 것은 사적연금을 활성화함으로써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보험사가 사회 안전판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적연금 적립액은 28.5%로 미국의 5분의 1, 영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당국은 또 가입자가 기상이변에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지수형 날씨보험’ 개발을 지원하고, 보험권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인슈어테크’를 고도화할 수 있게 공동 인프라를 강화한다.
인슈어테크가 보편화하면 AI를 활용해서 자동차 수리비를 검증하고, 심사를 자동화할 수 있어 보험 관련 분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용어 설명
▶▶ 톤틴 보험 : 이탈리아 출신 은행가 로렌초 데 톤티가 고안한 금융 상품으로 오래 살수록 더 많은 보험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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