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다음은 2기 신도시 … 쭉쭉 뻗는 교통망, 준강남권 급부상 ['살집팔집' 고종완의 부동산 가치분석]

동탄신도시 전경. 매경DB

이달 들어 서울 지역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 흐름이 급변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주택 공급이 부족하고 전셋값이 지속해서 오르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봄 이사철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전월세 시장 불안, 풍부한 유동성, 안전자산 선호 등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강남권에 고점 내지 신고가를 새로 쓰는 고급아파트 단지가 많았음에도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해제한 점은 정부의 컨트롤타워 기능의 미비 내지 정책 타이밍 실책으로 지적할 수 있다.

금융 완화와 계절적 요인도 있겠지만 정확한 시장 흐름을 간과한 성급한 규제 완화 정책이 결국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10월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집값에 불씨를 댕긴 셈이다.


되돌아보건대 올해 초만 해도 필자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가 올해는 집값이 안정되거나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내외적 요인의 불확실성과 실물 경기 불안, 스트레스 DSR 대출 규제 강화, 탄핵 정국 등 여파로 상승보다는 하락 요인이 넘쳤다.

토허제 해제 조치 말고는 2월 이후 강남권발 집값 급등을 설명할 다른 변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지방 거주자와 외지인의 경우 집을 보지도 않고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게 현장 공인중개사의 전언이다.

토허제가 유보된 잠실주공 5단지, 아시아선수촌, 압구정 현대 등도 향후 해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니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토허제란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거나 땅값이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 또는 우려가 있는 지역에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거래를 규제하는 조치로 '실거주 2년'이라는 족쇄가 핵심이다.




빗장이 풀리자 거래량이 늘어나고 외지인 투자 비율과 빚을 내 집을 산 '영끌 투자'가 동시에 증가했다.

이는 외지인 투자통계나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를 보면 쉽게 추론할 수 있다.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서울의 외지인 소유 주택 수는 45만1789가구로 전체의 16.6%에 해당한다.


2014년 대비 1.3% 증가했으며 서울지역 외지인 주택 보유 비율은 강남구(19.5%), 마포구(19.2%)에 이어 서초·송파·영등포구(17.8%)가 뒤를 이었다.

서울아파트 6채 중 1채는 외지인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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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올봄 내 집 마련을 계획하거나 실수요자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지역과 관심 단지는 어디일까. 필자는 1기 신도시 다음으로 인구, 교통, 교육, 소득 상업, 산업, 병원, 일자리 등 성장 지표가 꾸준히 증가하는 2기 신도시를 눈여겨볼 것을 권한다.

2기 신도시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추진돼 2007년 입주가 시작된 곳으로 1기 신도시에 비해 교통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녹지 비율과 자족 기능이 보완된 점이 특징이다.


위례, 판교, 광교, 동탄 등의 2기 신도시가 최근 들어 준강남권으로 부상하는 데다 대중 교통망, 업무·상업 기능 확충, 쇼핑 시설, 교육, 병원 등 생활 기반 시설 확충과 젊은 직장인 유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가치를 높이는 성장력으로 평가된다.

도시의 성장이론에 미래 가격은 미래 가치가 결정한다는 원칙이 있다.


지역별로 미래 가치를 하나씩 따져보자. 첫째, 위례신도시의 핵심 입지와 미래 가치 요인으로는 위례신사선(위례중앙광장역~신사역), 위례과천선(정부과천청사~송파법조타운~압구정~위례신도시·2027년 착공 예정), 위례트램노선(본선 마천역~복정역, 지선 위례수변공원역~남위례역·2026년 개통 예정), 의료 복합타운 건립, 복정역세권 스마트시티 개발 사업(2029년 완공 목표) 등이 있다.


둘째, 판교신도시는 월곶~판교선전철(시흥월곶~광명역~판교·2029년 개통 예정), 성남1호선트램(판교역~성남산업단지역·2028년 개통 예정), 성남2호선트램 추진, 8호선 판교 연장선 추진, 제2판교테크노밸리 조성,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등이 있다.


셋째, 광교신도시는 는 동탄~인덕원선(동탄역~영통역~인덕원역·2029년 개통 예정), 용인~광교연장선(기흥역~광교신도시) 추진, 신분당선 연장선(광교중앙역~월드컵경기장역~호매실역·2029년 개통 예정), 대규모 광교 행정타운 조성 등이 있다.


이 밖에 화성·동탄 2신도시를 비롯해 위례, 판교, 광교신도시에 인접한 거여·마천, 성남 구시가지, 광주 태전지구 등도 관심 대상이 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탄핵 정국이 진행되고 새 정부 탄생 변수도 남아 있는 만큼 이미 전고점을 돌파한 강남권 아파트를 추격하기에는 상당한 위험이 내재하고 있다.

또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경제 운용 방향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언제든 출렁거릴 수 있다는 과거 경험을 잊지 말자.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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