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손해 커지는데…국내 손보사들, 재보험 가입 외엔 아무 대비 안했다

손보사들 특단 대응책 부재
재보험 의존이 사실상 전부
코리안리, 재해 예측 체계화

지난해 7월 18일 서울 도림천 산책로가 침수돼 있다.

[이승환 기자]

기후변화로 재해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손해보험사들의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손보사들은 재보험 가입 외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해 발생으로 보험사에 큰 손해가 발생할 경우 방패막 역할을 하는 재보험사에 의존하는 게 사실상 대응의 전부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재해 예측 프로그램을 통한 대응에 나서며 손보사들도 자체적으로 기후변화 등 상황 대응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보사 중 체계적인 위험 예측을 비롯한 재해 사전 대비책을 마련해둔 곳은 아직 없다.

주택·아파트의 화재보험 풍수재위험 특약, 기업체와 공장이 가입하는 재산종합보험 등의 보험금 지출이 불어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데도 불구하고 관련 대책은 미비한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재보험을 통해 대응하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라며 “재보험 출재를 늘리고는 있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손보사들의 재보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코리안리는 대비에 나섰다.

‘CAT(Catastrophe) 모델’을 활용해 매년 위기 상황을 분석·예측하고 자사에 미칠 재무적 영향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코리안리는 이 시스템을 구동하기 위해 박사급 재해 전문가로 구성된 CAT 모델링 전문 조직을 운영 중이다.

이 업무는 작년 7월 신설된 ‘위험자본 솔루션팀’ 산하의 CAT 모델링 파트에서 담당하고 있다.

코리안리의 손해액은 2023년 기준 5조원을 훌쩍 넘겼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산사태나 홍수 등 2차 위험에 대한 관리까지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재해로 인한 손해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 해외 진출을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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