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AI로 성장 가속”
작년 매출 2.7조 사상최대
영업이익도 1.2조로 신기록
3월 AI캐릭터 등장 신작 공개
오픈AI와 게임 특화모델 협력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의 질주에 힘입어
크래프톤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조 클럽’에 합류했다.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에서 2강 구도를 다진
크래프톤은 올해 인공지능(AI)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아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1일
크래프톤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2조7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1825억원으로 53.9% 늘었다고 밝혔다.
2007년 창립 이후
크래프톤이 연매출 2조원,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176억원, 영업이익은 21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5%, 31.2% 증가했다.
간판 게임 배그의 꾸준한 인기가 역대급 실적을 이끌었다.
올해로 출시 9년 차를 맞았지만 개인용컴퓨터(PC)와 모바일 버전 양쪽 모두 인도 등에서 글로벌 유저를 끌어모으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다만 단일 지식재산권(IP)에만 기댄 성공이라는 한계도 분명한 만큼,
크래프톤은 지난해 호실적을 발판 삼아 올해 AI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계획이다.
포문은 오는 3월 출시되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가 연다.
다음달 28일 글로벌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얼리액세스(미리 해보기)로 출시되는 인조이에는
크래프톤이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한 AI 캐릭터인 CPC(Co-Playable Character)가 등장할 예정이다.
CPC는 주어진 시나리오대로만 행동하는 기존 캐릭터인
NPC(Non Player Character)와 달리 이용자와 보다 유연하게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캐릭터다.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 특화 온디바이스 소형언어모델(SLM)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크래프톤은 인조이를 시작으로 향후 배그를 포함한 다른 게임에도 CPC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생성형AI를 적극 활용한
크래프톤의 기존 게임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크래프톤 자회사 렐루게임즈는 생성형AI GPT-4o로 게임 속 AI
NPC와 대화하는 추리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 마이크로 주문을 읽으면 AI가 문장을 분석해 점수를 매기는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을 운영 중이다.
자체 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크래프톤은 2022년 사내 AI 연구팀을 딥러닝 본부로 재편해 정식 출범했다.
딥러닝 본부에서는 자연어처리(NLP), 음성 생성, 이미지 생성, 강화 학습, 멀티 모달 등 다양한 AI 원천 기술을 연구해 게임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크래프톤이 AI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와의 협업 논의도 시작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4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 방한 당시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 중 유일하게 올트먼 CEO와 만났다.
이를 계기로
크래프톤은 오픈AI의 고품질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CPC 개발과 게임 특화 AI 모델 최적화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지난해 활발한 자체 AI 기술 연구 개발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으로 새로운 게임 경험을 만들어냈다”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이를 실제 게임에 적용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도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4% 줄어든 7388억원, 영업이익은 92% 급감한 6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작 부재,
카카오VX 등 일부 사업 철수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는 ‘크로노 오디세이’를 포함해 PC온라인과 콘솔,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7종 이상의 신작 게임을 내놓고 실적 반전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3424억원, 영업손실 121억원을 기록했다.
‘검은사막’ IP 성과 덕택에 전년 대비 매출은 2.7% 늘었고 영업손실은 2023년 163억원에서 소폭 개선됐다.
펄어비스는 오는 4분기 글로벌 기대작 ‘붉은사막’을 출시하고, 기존 IP인 검은사막과 ‘이브’의 라이브 서비스를 강화해 올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콘솔게임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로 국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시프트업은 지난해 2199억원, 영업이익 1486억원으로 회사 창립 이래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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