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타깃 관세를 부과하고, 추가로 10%포인트(p)의 보편관세를 도입할 경우 한국의 대(對)세계 수출이 지난해보다 1.9%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오늘(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조치에 따른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10%p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서 오는 3월로 유예된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p 관세를 실제 시행하고, 나아가 보편관세까지 적용할 경우 한국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을 ▲대중국 10%p 추가 관세 부과(시나리오1) ▲시나리오1+대캐나다·멕시코 25%p 관세 부과(시나리오2) ▲시나리오2+보편관세 10%p 부과(시나리오3) 등 세 단계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시나리오1에서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8억1천만 달러(0.6%) 감소하지만, 대미국 수출은 4억 달러(0.3%) 증가해 전체 대세계 수출 감소폭은 4억1천만 달러(0.1%)로 예상됐습니다.

시나리오2에서는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p 관세가 시행되면서 한국의 대중국(-6억 8,000만 달러), 대캐나다(-2억 6,000만 달러), 대멕시코(-12억 4,000만 달러) 수출이 줄어들지만, 미국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으며 대미 수출이 19억 6,000만 달러 증가해 전체 대세계 수출 감소폭은 2억 2,000만 달러(0.03%)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러나 대중국·캐나다·멕시코에 대한 타깃 관세가 시행되고 보편관세까지 도입될 경우(시나리오3) 한국의 대세계 수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경우 한국의 대미국 수출은 100억3천만 달러(7.9%) 감소하고, 대멕시코 수출도 15억7천만 달러(11.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같은 기간 대중국 수출은 13억 달러(1.0%), 대캐나다 수출은 3억3천만 달러(3.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보고서는 "특정국 대상의 관세 조치로 인한 수출 반사이익보다는 보편관세로 인한 직접적인 수출 감소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보편관세가 적용되더라도 한국의 대미국 수출 감소폭은 다른 주요국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편관세가 적용될 경우 한국의 대미국 수출 감소율은 7.85%로, 최근 3년(2022∼2024년)간 미국의 수입 상위 30개국 가운데 칠레(-2.26%), 호주(-7.04%), 일본(-7.32%)에 이어 네 번째로 적은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여부, 관세 적용을 받는 중국·캐나다·멕시코와의 산업 경합 구조 등에 따라 국가별 대미 수출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수송기기(11억7천만 달러)와 전기·전자 제품(5억5천만 달러) 등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캐나다·멕시코 제품과의 경쟁력이 높아, 대미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얻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한국무역협회 양지원 수석연구원은 "현재까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특정국 관세 조치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보편관세가 도입되는 시점이 수출 감소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민·관이 선제적으로 대미 아웃리치 활동을 확대하고 관세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문경 기자 / sally39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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