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의 폐기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4.32% 하락한 3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I는 3.90% 내린 23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온의 모기업 SK이노베이션은 3.71% 내렸다.

배터리 셀 3사뿐만 아니라 소재 업체 주가도 떨어졌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8.62%)과 포스코퓨처엠(-9.88%), LG화학(-4.75%) 주가가 줄줄이 떨어졌다.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7.63%)와 더블유씨피(-5.37%)도 하락 마감했다.

동박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4.16%), 리튬 공급망을 구축하는 포스코홀딩스(-4.80%) 역시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친환경 산업 정책인 '그린 뉴딜'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전기차 의무화 폐지를 명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인데, 이번 정책으로 2차전지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소비자의 진정한 차량 선택을 제한하는 규제 장벽을 없애야 한다"며 "전기차 구매를 의무화하는 불공정한 보조금과 시장 왜곡의 폐지를 검토할 것"을 명시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2차전지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바꾸며 올해 2분기부터 에코프로비엠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주와 철강주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흔들렸다.

행정명령에 관세정책이 포함되지 않자 강세로 출발했던 현대차기아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시사하자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자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는 이날 약세를 보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수혜주로 꼽히는 조선 업종은 강세를 보였다.

한화오션(5.60%), HD현대중공업(6.00%), 삼성중공업(1.33%)은 전일 대비 상승 마감했으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보낼 것"이라는 발언에 한화시스템(6.54%),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8%), LIG넥스원(3.83%) 등 우주·방산 업종도 올랐다.


[정유정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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