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해 국내 ETF 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시장 규모 170조 원을 돌파하면서 어느덧 전세계 주요시장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는데요.
하지만 내실 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도 뒤따릅니다.
이정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국내 ETF 시장은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50조 원 넘게 성장했습니다.
지난 연말 기준 순자산 총액은 약 174조 원으로 나타났고, 올해는 200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ETF 황금기의 과실을 대형사가 독식하면서, 자산운용사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지난해 국내 ETF시장 순자산 증가액 55조 8천298억 원 가운데 시장점유율 상위 10개 운용사의 비중이 98.9%를 차지했고, 나머지 17개 운용사의 비중은 1% 안팎에 머물렀습니다.
가파른 시장 성장세에 맞춰 저마다 출혈경쟁까지 마다 않는 상황인데, 체급이 작은 중소형사는 이 경쟁에서 소외되고 있는 겁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운용사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중소형사들은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준서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 "결국 ETF는 지수를 따라가는 것인데, 모든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기초지수는 이미 대형사가 자리잡고 상품을 출시해놓았기 때문에, 중소형사의 경우는 기초지수 자체를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
뿐만 아니라 유행에 따라 특정 테마로 밀물·썰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힙니다.
과거 '메타버스 붐'에 따라 우후죽순 생겨났던 관련 ETF는, 한때는 시장을 주도했지만 현재 대부분 순자산이 급격히 쪼그라들었거나 상장폐지된 상태입니다.
이처럼 관심에서 멀어져 거래량이 뚝 떨어진 종목을 '좀비 ETF'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추종하는 실질 자산과의 괴리가 큰데다, 환금성이 낮아 ETF의 본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순자산총액 기준 세계 11위, 일간거래대금 기준 세계 5위 규모로 성장한 우리 ETF 시장, 글로벌 주요시장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만큼 이제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때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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