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 매일경제TV 프리미엄 콘텐츠 플랫폼 ‘CEO인사이트’ 5호에서는 인터뷰 프로그램 <이야기를 담다>의 제작진과 출연진이 직접 나서 촬영 후일담을 공개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광정 좌산 원불교 상사는 이 자리에서 “교역자들이 건강해야 그들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고,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라며 교역자들의 건강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를 담다>비하인드는 김원경 PD(‘김 피디의 비하인드 컷’)와 아나운서 이담(‘이담의 뒷담; 뒷이야기를 담다’), 김수진 작가(‘김 작가의 크레딧 쿠키’) 등 제작진과 출연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본촬영장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담다> 비하인드는 ‘CEO인사이트’를 통해 격주 단위로 공개됩니다.
<이야기를 담다>는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30분에 매일경제TV와 유튜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야기를 담다> 비하인드 이광정 좌산 원불교 상사편 전문.
◇ 김작가의 크레딧 쿠키
# 상사님의 빵모자
지드래곤은 남자아이돌 스타 중에서도 남다른 센스를 뽐내는 패셔니스타다.
그의 패션을 돋보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소품은 바로 모자!
패션의 완성 캡모자, 다채로운 색상의 페도라 모자, 심플하지만 시크한 매력의 비니모자, 겨울철 모자 종결자 털모자까지… 그야말로 찰떡이다.
지드래곤 이후 모자가 찰떡같은 패셔니스타를 또 한명 만났다.
뜨개로 한 땀 한 땀 뜬 빵모자를 쓴 원불교의 지도자 좌산 이광정 상사다.
주름마저 경이로운 인자한 인상 위에 가지런히 얹힌 빵모자.
원불교 법복의 일부일까도 싶었지만,교무님들이 손수 떠준 뜨개 빵모자였다. 한. 정. 판.
추위를 막기 보다는 잡념을 막기 위해 쓴 것처럼 정수리를 감싸고 앉은 한정판 빵모자.
과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단아하고 순결한 원불교 교리의 상징 같았다.
“무슨 일을 하든지 그냥 대충 하지 말고 내 온갖 중심을 기울여서 일심도 들이대고 거기서 지혜도 개발하면서 바른 길을 찾아서 행동을 하라 그 말이 유념이에요”
툭 쓰니 스타일이 되는 빵모자처럼 툭 던진 말씀이 마음을 움직이는 좌산 상사님.
당신은 나의 두 번째 패셔니스타입니다.
# 상사님 단 하나의 욕심
부처님이 사십이장경 42장에서 말씀하시길 “내가 왕후의 위 보기를 과객 같이 하며 금옥의 보배 보기를 자갈 같이 하며 좋은 비단 보기를 헌 걸레 같이 하노라.”라고 하셨다.
부처님 말씀은 조목조목 다 옳다.
하지만, 따르기는 어렵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힘찬 연어만도 못하게 인간의 욕심, 그 본성을 거스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걸 또 해내신다.바로 좌산 상사님이…
“개인 통장도 교단에서 반납해 버리고 지금까지 내 개인 통장을 안 두고 그래요. 공적으로 죽을 주면 죽 먹고 밥을 주면 밥 먹고 그래서 콩에다가 모든 걸 다 맡겨버렸어.”
나락중인 주가에 울고 반짝 상승에 웃는 내가 하루종일 주식 전광판을 지켜볼 때, 당장 내 아이의 성적표를 보며 대치동 학원가를 배회할 때, 상사님은 저 먼 곳을 보고 계셨다.
“젤렌스키하고 푸틴하고 형이야 고맙소, 아우야 고맙소 그랬으면 전쟁이 났겠어요?”
한 치에 불과한 내 맘 속 평화를 위해 도시를 떠도는 하이에나가 세계 평화 먼저 생각하는 상사님의 그 큰 뜻을 어찌 모두 헤아릴 수 있으랴…
당신의 유일한 욕심이 꼭 이루어지길 성원합니다.
◇ 이담의 뒷담; 뒷이야기를 담다
기독교 신자인 나는 부끄럽게도 다른 종교에 대해서 잘 몰랐다.
삶을 ‘죄’라고 하는 기독교와 달리 불교는 삶이 ‘고(고통)’라고 한다 정도는 알았다.
그런데 원불교의 최고 어른을 만나 뵙게 된다니…
무지함을 얼른 덮기 위해서 원불교에 대해 찾아봤다.
우주의 궁극적 진리를 상징하는‘원’, 그 진리를 깨닫는다는‘불’, 그 깨달음을 가르친다는‘교’.
그런 원불교는 삶을‘은혜’로 본다고 했다.
이런 바탕을 가진 종교의 지도자를 했던 분은 어떤 사람일까.
# 난행능행(難行能行: 해내기 어려운 것을 기어이 해냄)
1994년 부터 2006년까지 종법사를 지내던 시절, 좌산 상사님은 교단을 성숙시키고, 세계적 종교로서의 위상을 확립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당시 원불교는 원음방송을 개국했고, 군종장교를 승인 받고, 해외에 무료 구제병원도 지었다.
상사님은 UN에서 세계평화의 이념 구현을 위해 연설하기도 했다.
내외형적 성장을 크게 이뤄낸 셈이다.
기업으로 치면 큰 발전을 이룬 기간으로 보인다.
그래서 괜히 상사님이 기업가 같은 깐깐한 면모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 난공능공(難空能空·비우기 어려운 것을 비움)
좌산 상사님은 무서운 종법사셨다고 한다.
무거운 자리였기에 그래야만 했다고 하셨다.
인터뷰 날 뵙게 된 상사님은 흰 눈썹을 휘날리며 미소 짓는 산신령 같으셨다.
얼굴에는 평안함이 묻어났다.
종법사 퇴임 후, 좌산은 익산의 미륵산 구룡마을에 오자마자 시간만 나면 쓰레기를 주웠다고 한다.
관광객이 어질렀던 그 마을은, 상사님이 오신 후 결코 어지를 수 없는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상사원에 머물며 정원을 관리하고, 밭을 가꾸고, 청소도 직접 하신다고 한다.
상사님은 사은의 교리에 의해서 부지런하게 살아야한다고 하셨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살고 계셨다.
삶은 은혜니까 조금도 그냥 보낼 수 없다고 하셨다.
# 난지능지(難知能知·알기 어려운 것을 기어이 알아냄)
상사님은 과거 원불교 방송국을 만들고 싶었는데, 아무리 궁리해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단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30년 동안 궁리했고…결국 영감이 떠올라 이 문제를 풀었다고 한다.
옳은 일이라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부하면 결정적 영감이 떠오른다고 했다.
상사님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주제는 사실 ‘통일’이다.
통일에도 그랬다. 상사님은 일생을 평화, 통일 운동에 전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법은 떠올랐는데 실천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 마음공부
난행능행, 난공능공, 난지능지. 좌산 상사님의 책<마음공부>에 나오는 말들이다.
상사님과의 대화 후, 마치 난 흐르는 맑은 물로 마음을 정화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짜투리 시간도 허투로 쓰지 않고, 사사로운 것도 티끌만큼도 있어선 안 되겠다. 삶은 은혜니까…보은하며 살아야하니까”
종교는달라도 마음을 울리는 말이었음엔 틀림이 없었다.
마음공부 시켜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피디의 비하인드컷
게스트를 마중 나간 건 처음인 거 같다.
지방에서 올라오시고 연세가 있으신 것도 있지만 한 종교의 어르신이 오신다기에 괜스레 공손해지고 약간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렸다.
충무로 사거리,멀리서도 하얀 법복을 입으신 상사님이 눈에 들어온다.
앗 그런데 모자와 선글라스까지…멋있으시네.
길까지 마중 나가 부축해드리려고 손을 잡는다.
손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큰일 하시는 분이라서 그런가?
꼭 잡아주시는 손에서 따뜻함과 정…
순간 여러 감정이 밀려온다.
뭔가 품어주시는 듯한 손길이다.
어떤 영력이 작용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일을 많이 하셔서 거친 거 같은데 왜 이렇게 부드럽게 느껴지는 걸까?
마음이 느껴지는 손이다.
직업상 수많은 악수를 했는데 찰나의 순간에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큰손#따뜻함#부드러움#홀릭#정#므찌다#외할아버지
# 밤만큼은 쉬게 해줘라
이광정 상사 : 종법사가 6년이 1기인데 2기를 했으니까 아이고~ 2기를 하고는 나도 그냥 이제 할 만큼 했으니까 그만 좀 물러나야겠다.
원불교 최고지도자, 4대 종법사이신 좌산 상사님은 임기를 2번, 12년 동안 종법사로 일하셨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의 손을 잡고 싶었을까…
잠깐만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눠도 마음이 이렇게 평안해지는데 상사님을 뵙고자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을 게다.
이광정 상사 : 종법사 시절에 사람들한테 많이 휘둘렸어요. 사람들이 와서 보자고 하는데 내버려 뒀다가는 밤까지도 내 시간이 없게 돼서 ‘밤만큼은 나를 쉬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어요. 낮에는 마음대로 부려 먹더라도 밤만큼은 쉬게 해줘라… 나중에는 날마다 시달리는 것도 힘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쉬게 해달라고 해서 쉬는 날 그냥 산으로 가서 내 마음대로 산에 돌아다니다 오고 그랬어요.
“밤만큼은 쉬게 해달라”
12년 종법사의 고된 삶이 느껴진다.
유비를 한번 보면 그의 인품에 반했다고 한다.
나처럼 한번 보고 상사님과 마음이 동한 거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다.
녹화가 끝난 후 무람없이 손을 다시 잡아 본다.
왜 이렇게 손을 덥석 잡고 싶었을까? 끌리듯….
서로 끌어당기고 붙잡는 장력이란 게 있다고 한다.
순간 그런 장력의 힘이 작용했던 것일까…
“손잡으니까 너무 좋아요.” 라는 말에 함께 오신 분이 “좋은 기운 많이 받아가세요.” 라고 이야기하신다.
기억에도 없는 자상한 외할아버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종법사 삶을 마친 후에도 보은의 교리로 당신의 삶을 부지런히 사시는 상사님.
요즘 직장을 선택할 때 제일 먼저 생각한다는 ‘워라밸’.
워라밸까진 아니더라도 당신의 건강을 생각하시길 바라본다.
◇ 이야기를 담다, 그 후
# 세계의 평화와 희망을 담아
매일경제TV의 <이야기를 담다>에 출연했는데, 아나운서가 정말 잘 준비해 주셔서 진행도 능숙하게 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마치 할아버지가 손녀딸과 옛날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인터뷰 질문에 답하다 보니 중요한 시간을 사사로운 이야기로 보내게 된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온 세상을 더 잘살게 하고 싶은 제 간절한 마음이 있는데, 그런 큰 이야기를 전부 전달하지 못한 것 같아 이후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상사가 된 이후에는 남북이 평화적으로 통일되기를 염원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통일되어야 한다는 것을 국민 모두와 국정 책임자들에게 끊임없이 알려주고 싶습니다.
통일이 단지 우리 민족의 숙원이 아니라, 더 나아가 온 세계의 평화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상사가 된 이후 우리 교역자들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강관리도 돕고 있습니다.
교역자들이 건강해야 그들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고, 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테니까요.
우리 원불교 선진님들께서는 “대한민국이 온 세계의 정신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개인 수행은 당연한 것이고, 각 종교인들은 모든 사람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바른 믿음과 바른 수행을 안내하고 지도해야 합니다.
이런 역할을 종교인들이 제대로 다할 때, 비로소 이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모두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김형선 비서실장님의 후일담
<이야기를 담다> 제작진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작진 식구들이 너무 편안하게 대해 주신 덕분에, 마치 가족을 만난 것 같은 친근한 분위기에서 상사님께서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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