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200원으로 먹는다”…‘이 나라’ 무슨 일이 있었길래

베트남 메콩델타 빈롱성의 한 오렌지 과수원의 모습. 베트남 농가들이 올들어 폭락한 오렌지값에 울상을 짓고 있다.

10월 현재 베트남 오렌지 주산지중 하나인 메콩델타에서는 kg당 산지가가 1000~4000동(4~16센트)으로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사진 = VnExpress/Thao Tran]

베트남 농가들이 올들어 폭락한 오렌지값에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오렌지 공급이 크게 늘면서 오렌지값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28일 VN익스프레스(VnExpress) 등 베트남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10월 현재 베트남 오렌지 주산지중 하나인 메콩델타에서는 kg당 산지가가 1000~4000동(4~16센트)으로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베트남에서는 두꺼운 초록색 껍질이 특징인 킹오렌지(King Orange, 현지명 Cam Sanh) 품종이 주로 재배되는데, 메콩델타는 오렌지 재배면적만 170㎢에 달하는 최대 산지이다.


메콩델타 빈롱성(Vinh Long)에서 오렌지를 재배중인 농부 한(Hanh)씨는 VN익스프레스(VnExpress)에 “올해 큰 폭으로 하락한 오렌지값에 손실이 늘고 있다”며 “과거 kg당 1만5000~2만동(60~80센트)을 호가했던 오렌지 가격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kg당 1000~4000동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짜빈성(Tra Vinh)의 농가 하이(Hai)씨 또한 “오렌지 과수원의 경우 1만㎡당 생산비용이 6억동에 달하는 반면, kg당 판매가는 3000동(12센트)으로 생산비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오렌지 가격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중도매인들은 대량 구매에 나서던 예전과 달리,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것으로 수매방식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련 빈롱성 중도매인 응옥 뀌(Ngoc Quy)씨는 “올해 만큼 오렌지 가격이 떨어진 적은 없었다”며 “현재 오렌지 도매가는 kg당 2500동(10센트), 특상품(1등급)의 경우 kg당 5000동(20센트)에 불과한 상태이나, 수요가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탓에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배면적 급증에 따른 공급 과잉 ▲시장 구매력 약세 등 크게 2가지를 오렌지값 폭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 밖에도 지난달 태풍으로 그동안 많은 양의 메콩델타 오렌지를 소비해온 북부지방으로 배송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북부지방 전문 청과 유통상인 민(Minh)씨는 “최근 북부지방에서 오렌지와 자몽 수확이 늘어나면서 메콩델타 오렌지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의 한 전문가는 “소비시장이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오렌지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오렌지 농사에 있어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성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며 “정부 당국은 오렌지 농가가 손실을 입지 않도록 국내 소비 진작과 함께 품질 개선을 통한 수출 확대 등의 조치를 통한 가격 안정화에 시급히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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