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두고 대형 이벤트
휴전협상서 가시적 성과 땐
해리스 지지율 상승에 도움
전면전 번지면 트럼프 유리
하마스 1인자였던 야히야 신와르(사진)의 사망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판에도 아랍 유권자 표심 변화 등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10월 이란과 그 대리세력을 상대로 이스라엘의 공격이 확산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경합주는 물론 최근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박빙의 열세로 전환된 상태다.
중동 지정학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통제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내부 비판 여론과 더불어 미국 내 아랍 유권자들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가 약화됐다는 평가다.
만약 신와르 사망을 계기로 바이든 행정부가 아랍 국가들과 휴전협상 중재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의 막판 지지세를 끌어올리는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10월의 서프라이즈는 대선일 직전 선거의 판세를 흔드는 대형 사건 발생을 뜻하는 것으로, 2008년 대선에서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크고 작은 사건들이 10월의 서프라이즈로 꼽힌다.
역으로 그간 수세적 행보를 보였던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추가 도발을 감행하고 이스라엘과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대중동 도발이 맹위를 떨치던 9~10월 “내가 재임하던 시절 세계는 가장 평화로웠지만, 바이든 정부는 유약함으로 인해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실패를 부각시켜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양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형태로 10월의 서프라이즈가 되고 있다고 평가해왔다.
이와 관련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신와르 사망 소식을 접한 뒤 “가자지구에서 마침내 전쟁을 끝낼 기회가 왔다”며 즉각 환영 입장을 표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와르 사망 뒤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기대처럼 신와르 사망이 중동분쟁 해결의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 등 선거 막판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트럼프 캠프가 분주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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