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탓 아냐”…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중단엔 ‘행동주의’

현지 헤지펀드 주주행동 개시
美본사 고령CEO 승계계획에
‘고비용’ 수소 사업 문제 제기

[사진=에어프로덕츠]
최대 5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거론되던 국내 산업용 가스 2위 업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경영권 매각이 잠정 중단된 ‘진짜 이유’는 삼성전자향 가스 공급 무산이 아닌 행동주의펀드 공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로덕츠가 이달 초 갑작스럽게 한국 자회사 매각 잠정 중단을 통보한 데엔 모기업인 미국 에어프로덕츠가 최근 행동주의펀드로부터 주주제안을 받은 점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공급 불확실성은 이미 매각 전부터 딜에 참여하는 관계자 상당수가 인지하고 있었던 사안으로 매각을 철회한 직접적인 배경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에어프로덕츠는 1940년 설립됐으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독일 린데그룹, 프랑스 에어리퀴드와 더불어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 기업으로 꼽힌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행동주의펀드 맨틀리지(Mantle Ridge)는 3월부터 10억달러 이상 에어프로덕츠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80세 고령의 최고경영자(CEO) 승계 계획과 함께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지만 현금 흐름이 보장되지 않는 수소 프로젝트를 두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올 초 에어프로덕츠는 청정 연료 사업 집중을 위해 액화 천연가스 공정 기술과 장비 사업을 허니웰에 18억달러에 매각했다.


현지 행동주의펀드 주주행동 개시가 최초로 알려진 지난 4일 이후 에어프로덕츠 주가는 현재까지 약 13% 급등했다.


여기에 또 다른 헤지펀드 D.E. Shaw도 가세해 명확한 승계계획과 함께 2026년 회계연도 이후 매출 대비 자본지출 수준을 10% 중반대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글로벌 가스 기업 에어프로덕츠의 100% 자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7651억원으로 린데코리아(약 1조원)에 이어 국내 2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2328억원으로, 매각 측은 삼성전자 P5라인에서 발생할 이익을 미리 반영해 최대 5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글로벌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브룩필드, 칼라일, 스톤피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5 건설이 전면 중단되면서 실적 전망치가 하향됐고 이에 따라 몸값이 3조원대까지 하락하면서 매물을 거둬들였다는 추측이 제기됐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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