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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첫 TV토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60대 사업가 A씨는 1년 후 사업체를 정리할 계획이다.
사업체 정리 전까지는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익을 내다가 사업체 정리 후엔 안정적인 인컴(수입)이 발생하는 포트폴리오를 원한다.
A씨는 지난달 블랙먼데이 이후 투자 방향에 대한 고민이 커진 상태다.
그는 당초 자산 중 90%가 주식에 편입돼 있었지만 지난달 이벤트 이전에 이익을 실현해 현재는 주식 비중이 40%(미국 성장주 20%, 글로벌 테크놀로지주 20%)로 줄었고 나머지 60%는 현금으로 보유 중이다.
일단 A씨는 발 빠르게 '8월 리스크' 발생 전에 현금 비중을 늘렸기 때문에 자산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시장이 좋을 땐 계속 좋을 것이란 착각이나 기대감으로 리스크 관리를 잠시 잊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 8월 변동성을 높인 이슈인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미국의 금리 인하 경로, 엔
캐리트레이드 자금 청산, 미국 대선 등은 여전히 지켜봐야 할 변수다.
특히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다.
지난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신규 고용 부진과 실업률 상승이 경기 침체의 공포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주식시장 급락의 단초가 됐고 샴의 법칙이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는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그럼에도 경기 침체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의 회복에 힘입어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치가 기존 2.8%에서 3.0%로 상향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하반기 GDP 전망치도 2.0%라 '침체'를 단정할 만한 성장률과는 거리가 있다.
또 지난 19일 미국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의 두 가지 책무(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서 촉발된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일본의 소득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므로 일본 국채금리 상승과 엔화의 움직임도 유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오는 11월 초 치러질 미국 대선도 주식시장에 큰 변수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정책의 변화 방향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장의 위험성을 가늠하기 힘든 이슈가 많은 변동성 시장에선 자산 배분을 통해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
조금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보다는 주식, 채권, 현금 비중을 각각 50%, 30%, 20%로 구성하는 위험 중립형의 포트폴리오 선택을 제안한다.
미국 주식을 보유 중인 A씨는 민주당의 승리를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을 기반으로 민주당 승리 수혜가 예상되는 성장주에 투자할 필요성도 있지만 공화당 승리 시나리오에도 대비해 이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경기민감주와 헬스케어 분야 등이 대표적인 공화당 승리 수혜 분야로 꼽힌다.
인공지능 분야를 비롯한 성장주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게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인 글로벌 테크놀로지, 미국 성장주 투자는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동시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정기마다 보유 중인 현금을 바탕으로 분할 매수 전략으로 편입할 것을 제안한다.
당분간 추격 매수하는 것보다 주식시장의 박스권 흐름을 염두에 두고 조금씩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이 보유 중인 현금으로 채권 비중을 30% 늘리는 것도 제안한다.
금리 인하기에 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장기 국채(미국 장기 국채로 통화 분산)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다만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국채 가격은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어 금리 인하 이슈가 나올 때마다 분할 매수 방법으로 비율을 늘려가길 권유한다.
금융시장 상황에 맞게 직접 대응하는 것이 어렵다면 자산 배분이 돼 있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것도 좋은 전략이다.
현금성 자산은 향후 포트폴리오 조성 시 대응하기 위해 20% 정도를 보유하는 것이 좋다.
현금성 자산은 수시입출식금전신탁(MMT)도 좋지만 초단기채 펀드가 더 나은 대안일 수 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MMT 대비 비교적 높은 이자 수 익 추구가 가능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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