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설치땐 면적증가 부담 없어 [이인화의 건축 길라잡이]

게티이미지뱅크


요즘은 2~4층짜리 낮은 건축물을 지을 때도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존 5층 규모 건축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 많다.

건축법에 의하면 6층 이상으로 연면적이 2000㎡가 넘는 건축물(6층 이상인 건축물 중 각층 거실 바닥면적 300㎡ 이내마다 직통 계단을 설치한 건축물은 제외) 외에는 엘리베이터를 가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층 신축 건축물에 엘리베이터 설치가 늘어나면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축물은 임대하기 어려운 예가 많아졌다.

사무실을 구하는 임차인 입장에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으면 들여다보지 않는 일도 빈번하다.


최근 건물주들은 건축물의 편의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사용가치를 높여 임대수익을 증가시키기 위해 엘리베이터 설치 여부를 고민하곤 한다.

기존 건축물에 엘리베이터를 가설하고자 하는 건물주들이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이 건축물의 면적 증가 때문에 가능할 것인지다.


이에 답하자면 일반인용 엘리베이터는 면적 증가가 수반되지만 장애인용은 면적 증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4년 11월 29일부터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의 경우 바닥면적에 산입하지 않도록 건축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물론 건축물의 현황이나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설치로 면적 증가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신설로 축소된 면적만큼 다른 부분을 증축할 수도 있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의 내부 폭은 1600㎜×1350㎜ 이상 가능하며 최소 12인승 또는 13인승 엘리베이터가 해당될 수 있다.

그리 크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관련 설치비용만 마련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까. 단순한 일이라고 여겼다면 생각지 못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기존 건축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위치에 대한 검토, 구조안전진단 실시, 구조보강, 해체 규모에 따른 해체 인허가(신고 포함) 등 검토할 내용이 꽤 많다.

비용 문제도 각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어떤 위치에 신설할 수 있는지, 구조적으로는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는 건축사와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선택하면 된다.

기존 건축물의 경우 대지 경계에 근접해 건축된 사례가 많은데, 이때는 계단실에 인접한 위치로 건축물 내부에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구조적인 문제도 대부분 기술적으로 가능하므로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건물주들이 일반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큰 항목은 전용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속한 대지인지 여부와 인허가 시 구조안전진단에 따른 보강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용주거지역과 일반주거지역 내 건축물은 북쪽에 위치한 인접 대지가 다른 용도 지역(예를 들면 상업지역 등)에 속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북일조의 영향을 받는다.

만일 엘리베이터를 북측에 설치한다면 반드시 정북일조 저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물론 이는 건축사가 잘 검토해줄 것이지만 건물주도 상식선에서 알고 있는 게 좋다.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건축선에 저촉될 때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전이라면 기존 건축물을 유지하고 사용하는 데 특별한 문제는 없다.

다만 기존 건축물에 증축이나 대수선 등 건축 행위를 할 때는 나중에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일지라도 저촉된 상태라면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구해야 한다.

이는 도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의 일관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법의 취지에 따른 것이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지자체 운영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두 달에 1번 정도 개최된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건축법상 건축 행위는 신축·증축·개축·재축·이축 등과 대수선이 있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신설하는 것은 대수선에 해당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설치 외에 별도의 면적 증가 없이 건물 외벽에 접해 계획하는 경우 기둥이나 내력벽이 필수로 시공돼야 하므로 대수선에 대한 건축 인허가가 진행돼야 한다.


지구단위계획 수립 전에 건립된 건축물은 지진이나 구조안전확인이 진행되지 않고 건설한 경우가 많다.

건축법은 건축이나 대수선을 할 때 구조안전을 확인해야 하므로 구조안전진단이 필수다.

구조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구조설계를 해야 하며 구조 보강을 해야 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필자가 상담했던 한 의뢰인은 1993년 건축된 종교건축물에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자 했다.

구조안전진단 후 결과에 따라 건축물 구조를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엘리베이터 편의성 대비 건축물 규모가 워낙 커 의뢰인은 결국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설치를 포기했다.


당시 그 기회를 통해 건축물의 안전성과 신도들의 이용 편의성을 확보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사례였다.

그러나 중소 규모 건축물에서 이러한 사례는 드물다.

대부분은 구조안전진단을 통해 보강하거나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신설하면 건축물의 이용 편리성은 물론 가치 상승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인화 도원건축사사무소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