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아시아연구기금이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 한국경제인협회, 한국펀드평가가 후원한 '한일 미래비전포럼'이 열렸다.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 공사, 박영렬 아시아연구기금 이사장, 오가타 다케주 일본재단 이사장,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정구현 제이캠퍼스 원장,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앞줄 왼쪽부터)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동아시아 공급망 분업 구조에서 양국의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을 강화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에서 협력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일본 주도의 CPTPP에 한국이 가입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제1회 '한일 미래비전포럼'에서 전문가들은 '한미일 협력 시대의 한일 경제협력'을 주제로 양국의 협력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아시아연구기금이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과 한국경제인협회, 한국펀드평가가 후원했다.


최재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와 사사하라 아키라 게이오대 교수, 엔도 마사히로 게이오대 교수는 그동안 중국과의 무역에서 동아시아 분업 구조를 활용한 성장이 이뤄졌다며 이에 대한 한일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중국 무역 충격으로 수입 경쟁 효과가 있었고 대중 수출도 크게 증가해 고용을 높였다"며 "일본에선 중국과 글로벌 가치사슬 연계 정도가 높아 미국과 달리 중간재 수입이 긍정적 효과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한일 무역 관계를 단순히 무역 흑자 혹은 적자의 이분법적 형태보다는 산업 내 무역과 중간재 수출입 규모를 통해 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무역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상호호혜적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산업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쿠다 사토루 아시아대 교수는 미·중 갈등으로 그동안 경쟁과 협력을 반복해온 한일 관계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쿠다 교수는 "한국은 중국의 추격을 받는 상황으로 수출이 정체한 상태에서 일본 시장은 마지막 개척지"라며 "일본은 한국 무역 흑자 비중이 GDP의 0.5%에 달하는 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과 지리적 근접성에 대한 수송상의 이점, 비슷한 소득 수준에 따른 비슷한 소비자 선호 등을 발전 요인으로 꼽았다.


오쿠다 교수는 "과거엔 한국과 일본이 수직적인 무역 관계로서 한국이 일본의 중간재를 가공해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형태였다면 이런 시대는 끝났다"며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도 일본과 비슷해진 수준으로, 대등한 위치에서 선진국의 길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쿠다 교수는 산업협력 분야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부문, 전략물자에선 일본이 강한 소부장부문에서의 협력을 제안했다.

특히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통해 일본은 GDP를 0.8% 성장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도 CPTPP에 가입할 경우 GDP가 0.33~0.3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일 양국이 서비스 산업에 있어 교류를 넓혀야 선진국형 무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진국으로 진입하면 한 산업 내에서 수출과 수입이 이뤄지는데 한일도 그런 패턴을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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