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8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가산금리를 수차례 올리면서 껑충 뛰었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미국발 금리 인하에 힘입어 다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담대 증가 속도 조절에 나서며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4% 이상으로 끌어올렸던 신한은행이 한 달 만에 주담대 하단 금리를 3%대로 공시했다.
이로써 5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의 주담대 하단 금리가 모두 3%대를 기록하게 됐다.
23일 신한은행 금리 공시에 따르면 이날 5년 고정형 주담대 상품 금리는 3.99~5.40%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이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2일 3.65%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직전 영업일인 20일 신한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4.00~5.41%였는데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가 내려온 것이다.
같은 날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5년 고정형 상품 금리 하단은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3%대에 안착했다.
KB국민은행은 3.85~5.25%, 하나은행은 3.68~4.98%, NH농협은행은 3.60~6.00%를 기록했다.
우리은행만 4.17~5.37%로 하단이 아직 4%대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국내 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미국에 이어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음 금통위는 다음달 11일에 예정돼 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지난여름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해왔던 것이 다시 하향 반전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
다만 대출 금리 하락이 대출 수요 폭증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권 내에서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8월 말 이후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 방식을 금리 인상에서 대출 규제 강화로 바꾸면서 현재 대부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선 촘촘한 그물망 규제를 뚫어야 하고, 대출 한도마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출 금리 인상이 대출 수요 확대를 막지 못했던 것처럼 대출 수요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 동향 대비 금리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관측이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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