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다수 기업의 상장 일정이 금융당국의 보완 요구로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최근 새내기주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심사 과정이 더욱 깐깐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공모주 청약 일정이 몰리며 예상됐던 '슈퍼위크'도 다음달을 기약하게 됐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탓에 10월로 일정을 연기한 기업은 7곳에 달한다.
SAP 솔루션 전문기업 인스피언(9월 19~20일), 방사성 의약품(RPT) 신약 개발 전문기업 셀비온(9월 20~23일), 첨단 소재 합성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기업 한켐(9월 24~25일)은 10월 7~8일로 일반청약 일정을 변경했다.
9월 23~24일 일반청약을 실시할 예정이었던 지구 관측 위성기술 개발 전문기업 루미르와 표면실장(SMT) 장비기업 와이제이링크도 10월 10~11일로 한 차례 일정을 미뤘다.
이외에도 체내 미생물군(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에이치이엠파마(9월 23~24일)와 질화갈륨(GaN) 고주파(RF) 반도체 전문기업 웨이비스(9월 24~25일)도 정정 요구를 받아 청약 일정이 연기됐다.
에이치이엠파마의 경우 이번에 두 번째 정정 요구를 받았다.
IPO 업계에선 지난해 고평가 논란을 일으켰던
파두 사태를 기점으로 금융당국의 심사가 깐깐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최근 코스닥 새내기 종목의 주가 부진까지 이어지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당국의 심사가 한층 더 엄격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월 상장한 새내기주 6곳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7.61%에 그쳤다.
스팩과 리츠, 재상장 등을 제외한 신규 상장 기업만 추린 수치다.
작년 12월 196.58%, 올해 1월 181% 등을 기록하며 과열 우려가 나왔지만 여름을 지나며 급격히 시장이 냉각됐다.
8월에도 뱅크웨어글로벌(-1.56%), 케이쓰리아이(-31.94%), 넥스트바이오메디컬(-18.28%) 등이 연이어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에 따라 공모주와 새내기주에 대한 투자자 손실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IPO 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심사가 더욱 깐깐해졌다는 게 체감된다"며 "정정 요구를 받는 것이 통과의례처럼 됐다"고 말했다.
청약 일정이 대거 다음달로 밀리면서 9월 추석 연휴 이후 예정됐던 '공모주 슈퍼위크'도 10월 7~11일 주간으로 몰리게 됐다.
추가 정정 요구가 없다면 한 주에 5개의 공모주가 청약에 나선다.
이에 따라 옥석 가리기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0월에는 중소형주 외에도 올해 최대어 후보로 꼽히는 케이뱅크까지 IPO 일정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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