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추석 앞둔 대형마트, 할인 경쟁 치열...'점포 리뉴얼'에도 힘

【 앵커멘트 】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들의 할인 경쟁이 한껏 치열해진 모습인데요.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새 단장한 오프라인 공간을 앞세워 이커머스에 대응한다는 전략입니다.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소비자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입니다.
대형마트들이 추석을 맞이해 본격적인 할인 경쟁에 돌입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정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형마트 역시 자체적인 할인 행사를 벌이고 명절 대목을 잡기 위한 최저가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금어기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꽃게 가격 인하 경쟁이 인상 깊은데요.

먼저 롯데마트가 지난 22일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가격인 100g당 893원에 꽃게 판매를 개시했습니다.

이를 의식한 이마트는 전단지에 표시한 100g당 950원보다도 70원 내린 880원에 꽃게를 판매하기 시작했고요.

이에 질세라 롯데마트는 내일(31일)부터 100g당 가격을 850원까지 내린다는 계획입니다.

"무조건 우리가 제일 싸게 팔 것"이라는 일념 하에 '최저가' 타이틀 방어에 힘쓰고 있는 건데요.

이러한 경쟁에 오프라인 마트들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선보이자, 소비자들 역시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마트로 직접 발길을 돌리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어제(29일) 한 대형마트에서는 아침 10시부터 꽃게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며 50m 이상의 긴 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최저가' 타이틀을 지켜내려는 대형마트의 경쟁이 정말 치열하네요.
그런데 이러한 대형마트의 '원 단위' 할인이, 비단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서 뿐만은 아니라고요?

【 기자 】
네, 사실 이번 할인 경쟁은 각 사의 자존심 싸움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커머스에 빼앗긴 손님을 되찾아오기 위해 대형마트가 합심해 벌린 판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이커머스와 비교했을 때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부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특징이 초신선 식품,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온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16.9% 증가할 동안 오프라인 매출은 3% 감소했으며, 특히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이 7.9% 떨어지는 등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여기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인구가 늘면서 1인가구 비중이 늘어나자, 대형마트의 주요 소비층인 3~4인가구가 감소하며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대형마트 3사는 비상경영을 고려할 정도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중 할인점, 즉 대형마트 매출은 2조 7천5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50억 원 늘어난 547억 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악화했습니다.

롯데마트 역시 올 2분기 매출이 1조 4천6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했으며, 32억 원이던 영업 손실은 162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홈플러스 역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 앵커멘트 】
쿠팡 등 이커머스에 손님을 빼앗긴 마트3사가 살아남기 위해 이러한 할인 경쟁을 벌이는 거군요.
뿐만 아니라 최근 마트들이 기존 점포 리뉴얼에 나서며 차별화된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마트들이 신규점포 출점보다는 기존 매장을 재단장하는 방법으로 오프라인 쇼핑의 즐거움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새 단장을 할 때에는 오프라인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동시에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모습인데요.

이마트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기존 이마트 죽전점에 스타필드의 DNA를 입혀 '스타필드 마켓'을 탄생시켰습니다.

'매일 1시간의 여유, 우리 동네 소셜클럽'이라는 콘셉트 아래 장보기가 휴식이 되는 경험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이에 1층 핵심 공간에 판매시설을 들이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북그라운드' 등 특화 공간으로 재구성했는데요.

관계자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이지은 / 이마트 임대사업 담당
- "이 공간은 굳이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주변 고객들이) 편하게 오셔서 친구하고 수다를 떨거나, 노트북을 가져와서 공부를 하거나, 주말엔 가족들과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또 직영매장을 40%로 줄이는 대신 임대매장을 70%까지 확대해 식음료,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 브랜드가 최대한으로 입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트의 축산과 회 매대는 각각 33미터와 15미터 길이로, 이마트 최대 규모의 신선 식품 코너가 탄생했습니다.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 1호점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배후 상권과 수요를 분석해 대형점을 중심으로 기존 점포를 전환할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소비자들이 굳이 지갑을 열지 않아도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와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군요.
이마트는 스타필드 마켓을 탄생시켰는데, 다른 마트의 전략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다른 마트에도 신선식품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서울 은평구에 매장 면적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 그로서리'를 개점했습니다.

보통 대형마트의 식품 비중이 50~60%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식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고 볼 수 있는데요.

홈플러스 역시 22년부터 '메가푸드마켓'이라는 이름의 식품 강화 매장을 운영 중이며,현재 130여 개 점포 가운데 30호점까지 전환한 상황입니다.

리뉴얼 1년 차 점포들의 식품 매출이 종전 대비 최대 95% 성장했을 만큼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대형마트가 새로운 생존 전략에 힘입어 온라인에 빼앗긴 채널 점유율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 구민정 기자였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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