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청약 과열 검단
고분양가에도 접수 건수 2배
‘시세차익 5억’ 도곡동 레벤투스
‘10억 로또’ 반포보다 경쟁률↑
|
‘검단아테라 자이’는 앞선 검단 분양단지들보다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지만 훨씬 많은 청약 접수건수를 기록했다. 사진은 단지 견본주택에 인파가 빼곡히 들어찬 모습. [금호건설 제공] |
주택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신축 아파트 선점 수요가 청약 열기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청약에 이번 주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로또 분양’의 대명사가 된 강남 분양은 특별공급에만 2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인천검단과 고양장항 등 공공택지에서도 이전보다 많은 청약통장이 접수되고 있다.
검단의 경우 주변시세보다 저렴하지도 않은 분양가로 공급됐는데도 올해 최다 접수건수를 기록했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레벤투스’(도곡삼호아파트 재건축)은 전날 특별공급 청약에서 62가구 모집에 1만2092건이 접수됐다.
195대1의 평균경쟁률로, 특공 기준으로 올해 세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
올해 최고 경쟁률은 지난주 분양한 ‘래미안 원펜타스’(353.5대1), 2위는 지난 6월 공급된 ‘강변역 센트럴아이파크’(263대1)다.
레벤투스는 총 308가구로 소규모 단지이지만 입지적 장점과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4억~5억원가량 시세차익이 기대돼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훨씬 더 큰 시세차익이 점쳐졌던 ‘메이플 자이’(신반포4지구 재건축)보다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 1월 올해 첫 ‘강남 로또분양’으로 출발한 메이플자이는 당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억원가량 저렴했는데, 특별공급 81가구에 1만18명이 신청했다.
이번 래미안 레벤투스는 예상되는 시세차익이 그 절반에 불과했으나 더 많은 청약대기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 단지들에서도 발생했다.
같은 날 청약접수한 ‘검단아테라 자이’는 올해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4번째로 공급되는 아파트다.
검단 AB21-1블록에 속해 검단에서 입지적 가치가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설 예정인 인천 1호선 연장선 103역(가칭)이 도보권이지만, ‘검단중흥S-클래스 에듀파크’(AB20-2블록·1월 분양)나 ‘제일풍경채 검단3차(AB20-1 블록·1월 본청약)’보다 역과의 거리가 멀고, 지난 3월 분양한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AA29블록)는 103역뿐 아니라 인천2호선 마전역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분양가는 가장 비쌌다.
전용 84㎡ 최고가가 5억6100만원으로, 앞서 분양한 검단 아파트보다 4000만~6000만원가량 더 높았다.
심지어 인근 신축급 단지인 ‘검단대광로제비앙 센트럴포레’(2022년 준공)의 최근 실거래가(4억6500만원)보다 비싸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게 맞는지 의심받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청약에선 앞서 분양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몰려들었다.
특공 409가구에 1758건 접수돼 평균 4.3대1을 기록했다.
제일풍경채검단 3차(902건)보다 2배가량 많았고, 가장 최근 분양한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230건)보다는 8배 가까이 늘었다.
고양장항지구 마지막 민간분양 아파트인 ‘고양 장항 아테라’도 앞서 분양한 단지들보다 경쟁률이 치솟았다.
고양 장항 아테라는 특공 495가구에 2308명이 신청해 평균 5.1대1을 기록했다.
지난 7월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는 3.9대1(507가구 1959건), 지난해 12월 ‘고양 장항 제일풍경채’는 1.1대1(710가구에 763건)로, 앞서 분양한 검단 단지를 접수 건수와 경쟁률 모두 웃돌았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공사비 급당에 따른 분양가 인상과 정비사업 부진으로 인한 신축 공급 부족 우려가 확대하면서 강남과 수도권 공공택지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들에 대한 청약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