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효성 차남 조현문, '상속재산 전액 사회 환원' 이유는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연합뉴스)
▲CEO 오늘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형제의 난'으로 그룹을 떠난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상속재산 전액 사회 환원과 형제간 갈등을 끝내고 화해하자고 밝혔습니다.

이에 효성 측은 직접 만나서 매듭을 풀어 가자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놔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스파크플러스 코엑스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아버지 조 명예회장의 상속재산을 모두 공익재단에 출연해 국가·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재단 설립에 공동상속인인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동생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협조를 구했습니다.

이렇게 조현문 전 부사장이 상속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배경 중 하나로 상속세가 꼽히고 있습니다.

상속재산을 공익법인에 출연하고 공동상속인이 이에 동의하고 협조하면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지난 3월 29일 별세한 만큼 6개월 후인 오는 9월 30일까지는 상속세 신고가 이뤄져야 합니다.

조 명예회장이 별세 직전 보유한 상장사 주식은 효성티앤씨 39만2천581주, 효성중공업 98만3천730주, 효성화학 23만8천707주, 효성첨단소재 46만2천229주, 효성 213만5천823주 등입니다.

별세 전후 2개월(총 4개월)간 평균 주식 평가액은 6천950억 원이며, 이를 토대로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3천92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주식 평가액 6천950억 원에 할증 20%, 최고 세율 50%, 성실 납부 공제 3% 등을 반영한 금액입니다.

여기에 조석래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금, 부동산, 기타 재산을 합하면 유족이 납부해야 할 실제 상속세 규모는 4천억 원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조석래 명예회장이 조현문 전 부사장 몫으로 유언장에 남긴 상속 재산은 상장사 지분 기준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0%, 효성화학 1.26%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최근 4개월간 평균 평가액으로 환산하면 885억 원 규모이며, 비상장사 지분 등을 포함하면 상속 재산이 1천억 원 이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행법상 상속세제는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넘으면 최고 수준인 50% 세율이 적용되므로 조현문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상속세 부담이 상당합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상속재산 전액을 공익재단 설립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상속세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 것입니다.

상속세를 내고 나면 실제 지분 상속분은 얼마 남지 않는데, 공익재단을 만들면 상속세를 감면받고 명분도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조현문 전 부사장은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면 상속세를 낸 재원보다 그 규모가 커지지 않겠나"라며 "그렇기 때문에 공동상속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했습니다.

9월 말까지 상속세 문제를 매끄럽게 정리하고, '효성으로부터의 자유'를 원하는 조 전 부사장이 비상장사 지분을 처분하려면 형제간 협조가 필수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갈등을 종결하고 화해를 이루고 싶다고 밝힌 점도 상속 관련 문제의 원만한 해결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시간이 늦어지면 상속세에 대한 연체 가산금이 붙어서 금전적으로 손해를 본다"며 "아무리 원수 같은 형제지간이어도 일단 상속세를 낼 때는 양보와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상속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만약 형제들과 효성이 요청을 거절하거나 시간만 끈다면 모든 법적 권리를 포함해 저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장례가 끝난 지 벌써 3개월이나 지났는데 어머니께 말 한마디 없이 '시간 되면 찾아뵙겠다'는 얘기만 들으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아 실망스럽다"면서 "직접 만날 기회도 없이 변호인들을 통해 안을 주고받고 외부에서 이슈화하는 것은 선대회장이 원하는 바가 아닐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조현문 전 부사장은 1999년 효성 전략본부팀장으로 입사하면서 세 형제 중 가장 먼저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미국 변호사로서 역량을 발휘해 효성 도메인(www.hyosung.com)을 되찾아왔습니다.

1999년 효성 도메인을 선점한 사이버도메인 매점매석 행위자가 수억 원을 요구했지만 미국 도메인등록협회와 법원에 제소해 승소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07년 초부터 2011년 9월까지 효성 중공업PG를 경영했습니다.

효성 중공업PG는 2007년 매출 1조 3838억 원, 영업이익 1136억 원을 냈습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해 2009년 매출 2조 3229억 원, 영업이익 2291억 원을 냈으면 영업이익률은 10.3%에 이르렀습니다.

2010년부터 실적이 악화됐고 2011년에는 매출 2조 232억 원, 영업손실 1842억 원을 냈습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해외 인수합병 및 수주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중공업PG가 성장했다고 보는 시각과 함께, 부친 조석래 회장이 뿌린 씨앗을 거두었을 뿐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당시 재계에서는 조현문 부사장이 중공업PG의 실적악화로 후계경쟁에서 밀리면서 효성그룹과 결별에 영향을 미쳤다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사건사고

검찰에 따르면 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3년 2월~9월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과 형인 조현준 회장을 상대로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를 요구했습니다.

이와 함께 자신의 비상장주식을 고가에 매입하지 않으면 검찰에 효성그룹의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압력을 가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4년 6~11월 효성 계열사 대표들과 조현준 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에 맞서 조현준 회장도 2017년 조현문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로, 조현문 사장과 공모한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를 공갈미수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면서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 사건은 재벌 2세가 자신의 그룹과 가족의 비리를 고발한 최초의 사례였습니다.

조현문 전 부사장 측에서는 일가와 그룹의 불법 정황을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총대를 매는 심정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그것이 알고싶다'에 효성그룹의 비리를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효성가 측에서는 조석래 회장이 자신의 세 아들들에게 각 계열사를 나누어 맡기고 성과가 가장 좋은 사람에게 그룹을 물려주겠다고 했는데, 조현문 전 부사장이 맡은 중공업이 성과가 나빠져 후계구도에서 멀어진 탓에 비리를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관련 재판이 진행중으로, 조현문 전 부사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생애

조현문 전 부회장은 1969년 3월7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했고,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재학 시절 신해철의 권유로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무한궤도의 키보디스트로 출전해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기업인이 되기 위해 서울대학교 졸업 후 서울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1학기만 다니고 미국으로 유학해 하버드 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9년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효성그룹의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한살 많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하버드대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효성의 중공업사업을 맡아 경영하던 중 돌연 회사를 떠난 뒤 효성그룹의 내부비리를 폭로하면서 아버지와 형제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2024년 3월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이 사망했을 때 유족 명단에서는 빠져 있었으나 잠시 빈소에 들러 조문했습니다.

부친인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생전에 작성한 유언장에서, 형제들끼리 화해하고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도 유산을 상속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1987년 보성고등학교 졸업
1987년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수석 입학
1991년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수석 졸업
1996년 하버드 로스쿨 법무박사(J.D.) 학위

경력 : 1998년까지 미국 뉴욕 로펌 '크라바스, 스웨인 앤 무어' 변호사
1999년 효성 입사, 전략본부 팀장
2000년 효성 전략본부 이사
2001년 효성 상무
2003년 효성 전무
2007년 효성 부사장, 효성중공업 PG장
2013년 2월 효성 부사장 사임
2013년 3월~2015년 4월 법무법인 현 고문
2013년 5월 동륭실업 사내이사
2015년 3월 동륭실업 대표이사

가족 : 할아버지 조홍제 효성 창업주
아버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어머니 송광자 전 경운박물관장
형 조현준 효성 회장
동생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부인 이여진(이부식 전 교통개발연구원장 장녀)

[ 황주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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