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혼자만 가면 어떡합니까”...대형주 쏠림에 소형주 눈물

실적시즌 앞두고 쏠림 심화
코스피, 2825 연고점 마감

코스피, 미국발 훈풍에 2,820대로 올라 연중 고점 갱신 하나은행 딜링룸 2024.07.04[이충우기자]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소형 종목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가 증시를 이끄는 데다가 밸류업 수혜도 대형주에 몰려 중소형주들은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소형주 지수와 중형주 지수는 각각 0.84%와 0.6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7.15% 오르는 동안 중소형주는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그에 반해 코스피200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으로 꾸려진 코스피 50 지수는 9.78%의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 역시 8.89% 상승하면서 코스피 부상을 이끌었다.


중소기업이 주축인 코스닥 시장에서는 소형주 부진이 지수 상승을 막는 모습이었다.


지난달 이후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의 약 25%를 차지하는 코스닥 소형주 지수는 4.72% 내려갔다.

대형주 지수가 4.08% 올랐음에도 소형주의 부진으로 코스닥 지수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날 코스피가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였음에도 상승 종목이 절반 수준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8개사가 상승 마감했지만 전체 상장사 955개사 중 51%인 486개사만 상승 마감했기 때문이다.


시총에 따른 수급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대형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7850억원으로 지난 5월의 6조8451억원보다 13.73% 증가했다.

코스닥 대형주의 거래대금도 13.65% 상승하며 수급이 몰렸다.


반면 코스피 소형주는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하루 거래대금이 2조원 수준이었으나 4일 들어서는 9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코스닥 소형주의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이 2조8530억원에서 2조3640억원으로 17.14% 줄었다.


이달 대형주 중심으로 2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되면서 투심 쏠림이 강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당장 5일부터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실적발표 기간이 시작된다.


정보기술(IT) 업계와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주도업종에 속하지 않는 중소형주가 소외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중소형주는 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책 수혜와 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AI 반도체 테마에서 거리가 멀고,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우려로 중소형주의 비중을 줄이는 현상도 나타나며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넘으면 투심이 중소형주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조선 등 대형 수출주가 호실적 기대로 증시를 이끌고 금투세 영향으로 투심까지 꺾이며 중소형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투심 전반이 개선된다면 중소형주까지 온기가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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