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팔고 美장기채 갈아타세요" 슈퍼리치 절세 해결사 역할 '톡톡'

◆ 패밀리오피스 100조 시대 ◆
외국계 기업 임원 A씨는 오래전부터 자사주를 취득해 왔다.

평가 금액이 5억원을 넘어 매년 신고를 하고 있는데, 매입 가격이 워낙 낮았던 탓에 양도 차익에 따른 세금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A씨는 최근 증권사를 통해 해법을 찾았다.

패밀리오피스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자사주를 국내 증권사로 입고해 배우자나 자녀에게 증여세 공제 한도만큼 증여하라는 컨설팅을 받았다.

A씨는 "증여받은 주식의 매입 가격이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으로 반영돼 양도 차익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패밀리오피스 100조원 시대를 맞이해 증권사들이 주식, 채권 투자 서비스 외에 슈퍼리치의 절세 전략에 도움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산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르다 보니, 수익 실현 혹은 자산을 보유할 때 발생하는 세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패밀리오피스가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최근 국내 한 기업 가문의 오너인 B씨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통해 부동산·세무 컨설팅을 받았다.

상업단지 내 한 오피스 빌딩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세금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 기업 가문은 PB를 통해 종합소득세 과표를 줄이면서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자산 관리 방법을 제안받았다.

이후 B씨는 빌딩을 신고가에 매각한 후 확보한 자금을 자본(매매) 차익이 비과세인 미국 장기채에 투자했다.


증권사들은 전문적인 고객 절세 자문을 위해 회계·세무·법무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관련 법인과 제휴를 맺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초 세무에 대한 종합적인 자산 관리 컨설팅을 제공하는 '택스(Tax)센터'를 신설했다.

택스센터엔 국세청 출신 세무 전문가, 대형 회계법인 출신 공인회계사, 미국 회계사를 비롯해 세무 관련 실무 경력 20년 이상인 베테랑이 속해 있다.


스타트업 오너를 위한 가업 승계, 인수·합병(M&A) 자문을 할 때에도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하곤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정KPMG와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함께 중소·중견기업 고객을 발굴하고 자금 조달 자문도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 분야에서 한국M&A거래소와 협력하고 있다.

가업 승계나 상속에 강점이 있는 조세 전문 법무법인 가온과도 손을 잡았다.

투자 외 이색 컨설팅도 눈길을 끈다.

NH투자증권은 국민이주와 협력해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대상으로 해외 이주와 자녀 유학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한다.

비자는 물론 관련 세법을 포함한 해외 사업 진출 전략에 대한 솔루션도 제공한다.


[우수민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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