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포트 연이은 구설 휘말려
“리포트 유료화 현실화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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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한국인이 좋아하는 빠른 속도의 피드백과 히딩크를 닮은 관상으로 사기꾼이 아닐 확률.” “혼이 담긴 구라보다는 관상이 낫다.
”
지난 한 주 사이에만 각종 주식 관련 커뮤니티가 그야말로 뒤집어졌다.
히딩크 전 감독의 관상을 근거로 들은 것도 모자라 또다시 이를 언급하는 등 선을 넘는 리포트들이 연달아 발간됐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설 자리가 좁아져 가는 가운데 리포트들도 더욱 과감해지며 자리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리포트 유료화에 대한 목소리도 다시금 새어 나오는 모습이다.
19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A 증권사 소속 연구원은 ‘영일만 친구’라는 제목의 시황 리포트에서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을 언급했다.
그는 “액트지오 고문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관련 기자회견 예정”이라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빠른 속도의 피드백과 히딩크를 닮은 관상으로 사기꾼이 아닐 확률이 상승했다”고 전했다.
뚜렷한 근거 없이 관상을 언급해 정부 추진 사업에 대한 전망을 언급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증권사는 관련 내용을 삭제한 후 다시 올렸다.
이후 B 증권사의 한 연구원이 다시 한번 해당 리포트를 언급하면서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혼이 담긴 구라보다는 관상이 낫다’라는 제목의 리포트가 재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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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리포트. 논란 이후 ‘지표는 가려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제목으로 수정됐다. [사진 출처 = 해당 리포트 갈무리] |
해당 연구원은 “시장이 오매불망 중요시하는 고용 지표보다는 히딩크 관상 분석을 솔직히 더 신뢰한다”며 “관상은 과학인 반면 객관을 사칭한 구라는 주술”이라고 언급했다.
채권·외환(FX) 관련 리포트에서 고용 지표 속보치를 단편적으로 볼 게 아닌 다른 지표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 같이 설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잠잠해지는 듯했던 논란을 다시금 재점화했다며 찌푸린 시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선을 넘는 리포트가 시장에 나오게 된 걸 두고 시장에서는 보고 시스템의 부재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통상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리포트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회사 내부 시스템을 통해 컴플라이언스 매니저와 부서장 승인을 거쳐 승인된다.
직책이 일반 직급보다 높다면 컴플라이언스 매니저 이후 본부장 승인까지 걸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에만 쏟아지는 리포트가 최소 수십 개에 달하는 만큼 모든 리포트를 하나하나 검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포트를 하나하나 보기 시작하는 데 따른 비용 발생도 증권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신을 가진 애널리스트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된 점도 과한 리포트 경쟁이 불붙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법인 영업이 주된 실적인 연구원들이 매도 리포트를 내지 못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자기 자신을 알리기 위한 과도한 리포트가 발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리포트 유료화에 대한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하루아침에 리포트 유료화가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도 리포트 유료화를 위한 대형 증권사들이 움직임이 일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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