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놀이터 되는 것 아냐?”...개미도 떠나고 기관도 떠나는 코스피

기관 해외증권투자 12조원 늘어
“평가이익 늘고 신규 투자 확대”

나스닥으로 향하는 투자자.[챗GPT]

올해 국내 기관투자자의 1분기 외화증권 투자가 90억 달러(12조4650억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면서 평가이익이 늘어났고, 신규 투자도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시가 기준)은 3967억7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90억2000만 달러(2.3%)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주가 상승으로 평가 이익이 발생하고 주식 신규 투자도 확대된 데다, 미국 정책금리 인하 기대·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 관리 목적 등으로 채권투자도 소폭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주요국 주가지수의 변동률을 살펴보면 미국 다우지수는 5.6%, 나스닥은 9.1% 올랐고, 유럽 유로스톡50은 12.4%, 일본 니케이225도 20.6% 급등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자산운용사(69억3000만 달러), 외국환은행(22억3000만 달러), 증권사(10억3000만 달러)는 증가한 반면 보험사(-11억7000만 달러)는 감소했다.

투자 상품 중에서는 외국주식(86억8천만달러)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에 추가 투자까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외국채권은 주요국 금리 상승으로 평가 손실이 있었으나, 외화유동성비율 관리 목적 등에 따른 외국환은행의 순투자로 2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외국에서 발행한 외화표시증권(코리안 페이퍼)도 5000만달러 늘었다.

한편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연초(1월2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외화 주식 결제 금액(매수·매도 결제금액 합계)은 1575억달러(약 215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04억달러(약 151조원) 대비 42.7% 늘었다.

국가별 결제 금액 비중을 보면 미국이 91.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5.6%), 중국(1.3%), 일본(1.0%)이 그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