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살고 있으면서 직장은 종로구에 있는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출산 이후 내 집 마련을 계획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를 물색하던 A씨는 결국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있는 아파트를 지난 3월 계약했다.

신축 아파트를 6억원대 초반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서울 분양이 나온다고 해도 분양가를 감당할 수 없어 출퇴근 시간이 비슷하면서 저렴한 신축을 찾다 보니 다산신도시가 눈에 들어왔다"며 "연 2.45%의 금리로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아 이자 부담도 작다"고 말했다.

3월 들어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기존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도로의 '탈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구축·신축 가릴 것 없이 오르는 상황에서 '가성비 신축'을 찾는 30대 실수요자들이 경기도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경기도에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 1만104채 중 13.4%인 1351채는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 아파트 매입자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은 지난해 5월 13.7% 이후 최대다.

서울 거주자들은 안양, 남양주, 광명 등 인접 지역 위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주에서는 3월 한 달간 총 511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 중 116채(22.7%)를 서울 거주자가 매입했다.

서울 거주자의 남양주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21년 10월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안양은 2021년 8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가장 많은 서울 사람이 원정 매수를 했다.

3월 한 달간 거래된 안양 소재 아파트 420채 중 79채(18.8%)를 서울 거주자들이 사들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만 아파트 가격이 다시 뛰기 시작했고 신축 분양가도 워낙 비싸다 보니, 내 집 마련을 계획한 30대 실수요자들이 서울과 교통망이 잘 연결돼 있는 지역을 찾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30대 실수요자들이 움직인 건 신생아특례대출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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