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금 냈는데 또 내라니”…‘5월 결혼 성수기’ 우는 예비부부, 무슨일이

“결혼식장, 음원 트는 데 20만원?” 예비신부 토로
가연 “평균 결혼 준비 비용 6298만원”
정부, 결혼 서비스 가격 표시제 올해 말 도입

[사진제공=연합뉴스, 매경DB]
“웨딩홀에서 제가 직접 구한 음원을 틀어주는 데 20만원을 내라고 하네요.”
최근 예비부부의 결혼준비를 위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예비 신부인 글쓴이 A씨가 결혼식에 쓰일 곡을 직접 다운로드해 예식장에 보냈더니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홀에서 정해둔 음악 리스트 외에 별도의 곡을 사용한다는 명목에서다.

A씨는 “이번달 예식자인 분들까지는 요금을 안 받았다는데 5월 예식자에게는 추가요금을 고지했다고 한다”며 “계약할 때 별도 공지가 없다가 음원 추가금을 달라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5월 결혼 성수기를 맞았으나 결혼식 비용이 날로 높아지면서 예비부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추가금에 또 추가금이 보태지자 이를 두고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결혼식에 필요한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이 모두 한 해를 거듭할수록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내년 4월 결혼식을 올린다는 B씨는 토요일 점심 예식장 식대로 인당 7만5000원으로 계약을 마쳤다.

그는 “요즘 물가가 올라 식대를 알아보니 평균 7만원 이상인 것 같다”며 “결혼을 빨리한 사람들이 승자”라고 씁쓸해했다.


올해 11월 결혼식을 올리는 C씨 역시 “식대를 7만2000원에 계약했다”며 “비싸긴하지만 결혼식에 오신 손님들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힘을 썼다”고 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최근 결혼을 한 기혼남녀 1000명(결혼 5년 이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집값을 제외한 평균 결혼 준비 비용은 6298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에 479만 원, 예식장 비용은 990만원을 평균적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동안 정보가 불투명한 결혼 시장 특성 때문에 가격 거품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그 피해는 예비부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결혼식과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의 피해 구제 신청 건수도 증가세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준비대행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74건 접수, 전년 동기 대비 39.6% 상승했다고 밝혔다.


다만 ‘깜깜이’ 결혼 비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결혼 서비스 가격 표시제를 올해 말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결혼 관련 품목·서비스 가격 정보를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사이트(참가격)에 공개한다.

불리한 면책 조항, 과다한 위약금 등 계약 관련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결혼 준비 대행업에 대해서도 표준약관을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6년부터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웨딩플래너와 드레스 임대, 사진 촬영, 예식장 대여 등 결혼 서비스 산업 현황과 비용, 소비 피해사례 등에 대한 정기 실태조사에도 나선다.


아울러 정부는 기존 120여개 공공시설에 더해 박물관·미술관을 추가로 예식장 용도로 개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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