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결론없이 종결
각국 이해관계 따른 엇갈린 입장차만
유엔 사무총장 “더이상 전쟁 자제하라”
이스라엘 “이란에 보복공격할 권리있어”
이란 “美, 이란에 군사작전하면 대응”
중국 “가자지구 즉각적인 휴전 해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재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웹 TV 캡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14일(현지시간)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전날 발생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논의했지만 각국의 서로 다른 입장차만 확인하고 성명서나 결의안 없이 끝났다.

미국은 이번 공격을 감행한 이란에 대해 유엔 차원의 책임을 지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반면 러시아는 이번 이란 공격의 원인은 이스라엘이 제공했다고 맞받아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 회의에 출석해 “중동은 벼랑 끝에 있다”며 “지금은 (각 국이) 진정하고 긴장을 완화할 시기이며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엔 헌장은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반해 무력을 사용하거나 유엔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음을 회원국에 상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벼랑에서 물러설 때”라며 “중동의 여러 전선에서 대규모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부대사는 이란의 이번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드 부대사는 “이란이 공격적인 행동으로 국제평화와 안보에 제기한 위협을 감안할 때 우리는 안보리 회원국으로 이란이 안보리 결의를 지키고 유엔 헌장 위반을 중단토록 할 집단적 책임이 있다”면서 “앞으로 수일 내에 미국은 다른 회원국과 협의해 이란이 유엔에서 책임을 지는 추가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국제사회에 중동 사태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촉구하면서도 이란의 공격을 야기한 것은 이스라엘이라고 비난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지난 4월 1일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에 대한 공격은 영국, 프랑스, 미국이 모두 비난하는데 동의했다”면서 “이란의 이번 공격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해 이란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이어 “이번 위기의 ‘깊은 뿌리’가 가자 전쟁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가자 지구에 즉각적인 휴전이 있어야 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련 두 국가 해법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 같이 국가별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안보리가 핵무기를 포함한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란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을 배제하지 않았다.


에르단 대사는 “우리는 이란의 테러 동맹국들에 둘러 싸여 있다”면서 “이번 공격은 모든 레드 라인을 넘었고 이스라엘은 보복할 권리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이란 대사는 이번 공격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한편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일으킬 의사는 없다고 밝혔다.


이라바니 대사는 “우리는 이란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한 미군에 대한 행동을 억제함으로써 평화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보여주었다”면서 “이것은 긴장을 완화하고 갈등 확대를 피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바니 대사는 “만일 미국이 이란에 대해, 그 국민에 대해, 혹은 이란의 안보와 이익에 반해서 군사적 작전을 시작한다면 이란은 그에 따른 고유의 대응 권리를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안보리 긴급회의는 전날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각국의 입장만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는 성명서나 결의안은 채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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