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찾던 수제맥주의 인기가 요즘 들어 시들해진 모습입니다.
국내 수제맥주 1호 상장사인 '제주맥주'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구민정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지난 2021년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알린 '제주맥주'.

그러나 상장의 기쁨도 잠시, 지난해 영업손실 116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매출 역시 2021년 288억 원에서 지난해 239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제주맥주를 비롯한 카브루·세븐브로이 등 수제맥주사의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수제맥주 시장 자체가 하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위스키와 증류주가 편의점 매출을 장악하자, 편의점 수제맥주 매출 성장세는 주춤하더니 이내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지난 2020년 '곰표맥주'의 흥행 이후 편의점을 중심으로 무분별한 협업 제품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입니다.

전문가들 역시 위스키 기업들이 맛에 집중하는 동안, 수제맥주 기업들은 컬래버를 통한 상품성과 포장에만 집중했던 것이 패착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구본자 / 대경대학교 세계주류양조과 교수
- "편의점에 나오는 수제맥주 중에는 실제 '에일' 스타일의 수제맥주의 맛과 향을 제대로 살린 맥주가 없어…수제맥주를 구매했는데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 젊은 층이 품질이 좋은 위스키로 눈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제주맥주의 경우에는 론칭 이후 이렇다할 후속작이 없어 '존재감 굳히기'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제주맥주가 처음 론칭했을 당시 청량하고 시원한 이미지의 '제주'와 맥주가 잘 맞아떨어졌지만, 그 이후 맛이나 품질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입니다.

한 수제맥주업계 관계자는 '제주도'의 이미지에 의존하기보다는 맛의 차별화로 제품 자체의 퀄리티를 높여야 근본적인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다고 충고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제주맥주는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수제맥주라는 타이틀에 얽매이지 않고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탄산주류와 발포주 등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미 대기업들이 꽉 잡고 있는 발포주 시장에 후발주자로 나서는 제주맥주가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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