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가 이어지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요.
손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민층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카드사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연체율은 전년 대비 0.55%포인트 올랐고,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도 각각 0.24%포인트, 0.10%포인트 올랐습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도 지난해 연체율이 전년 대비 올랐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결제금액 이월 약정, 리볼빙 잔액도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 중 일부만 정해진 결제일에 납부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당장 연체율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미룰 수 있는 기간이 짧은 데다가 이자율도 매우 높기 때문에 사실상 연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해 말 전체 카드사의 리볼빙 잔액은 약 7조 4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가량 늘어난 규모입니다.
이처럼 신용카드 연체율과 리볼빙 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 현상이 이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능력이 약해진 탓입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 연체율 상승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침체가 심화될수록 연체율이 높아져…연체율이 높아지면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금융 부실로 연결될 수 있고, 신용경색이 오게 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카드사가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비율이 높아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에 카드사들은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늘려 리스크 관리에 힘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연체 고객의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쌓아두는 겁니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주요 5개 카드사의 지난해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약 1조 7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습니다.
올해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카드업계는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대손충당금 증가는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져 올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대출 부실화를 대비하면서도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카드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입니다.
매일경제TV 손효정입니다. [ son.hyojeo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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