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주간거래 독점계약 종료…증권업계, 서학개미 잡기 경쟁 불 붙었다

【 앵커멘트 】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의 가장 큰 고충은 다름 아닌 '밤잠'이죠.
주식시장이 우리 시간으로 늦은 밤에 열리는 탓에 일상 생활과 투자를 함께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이달 국내 한 증권사가 독점해왔던 미국주식 주간거래 계약이 끝나면서, 이제 더 많은 서학개미들이 낮 시간에 주식거래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소식 이정호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삼성증권은 지난해 2월 미국의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과 독점 계약을 맺고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블루오션'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국 금융산업규제국(FINRA)으로부터 '야간거래' 기능 지원을 승인받은 유일한 대체거래소로, 해당 독점 계약 때문에 국내에서는 지난 1년간 삼성증권을 통해서만 주간에 미국주식을 거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달 그 독점계약이 만료되면서, 이제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모든 증권사가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가장 빠르게 움직인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토스증권, 메리츠증권이었습니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당장 어제(8일)부터 주간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고, 토스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오는 13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도 이달 또는 다음 달 중으로 서비스 출시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무주공산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증권사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NH투자증권 관계자
- "삼성증권이 독점계약을 1년 했잖아요. 그 독점발표를 작년 2월 8일정도에 했으니 저희도 독점이 끝나자마자 오픈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했습니다. 신규 진입고객에 대한 기대도 있고, 기존 고객 유출방지에 거는 기대도 있습니다."

기존에 주간거래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삼성증권도 지난 1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선점효과를 최대한 누리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주간거래에서만 4조원 넘는 거래가 발생했다"며 "기존에 주간거래가 필요해 삼성증권에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의 이동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증권사에서 주간거래를 제공하면 심야시간 거래가 부담스러웠던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접근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주간거래도 대체거래소가 제공하는 소규모 장외시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도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요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는 달리 지금은 메이저 증권사들이 다수 합류하면서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되어있기 때문에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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