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기업공개(IPO)시장의 '대어'로 꼽혔던 컬리가 상장을 철회한 데 이어 11번가,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등의 상반기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작년에 이어 IPO 시장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다음 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으나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거시경제의 불안한 상황 때문에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상장 연기 이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적정가치를 평가받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협의해서 상장을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IPO 후보로 꼽혔던 케이뱅크와 골프존카운티는 상장 철회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사실상 상반기 IPO가 어려워졌습니다.

골프존카운티는 작년 8월 22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오는 2월 22일까지 상장을 마쳐야 합니다.

심사효력 기간 내 공모를 진행하려면 지난 18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9월 20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케이뱅크도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공모를 위해 증권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지난 6일까지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업계는 케이뱅크가 상장을 사실상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KT의 손자회사로, 업계에서는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IPO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상반기까지 IPO 시장에 '대어'가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침체 분위기가 개선되려면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예상이 우세합니다.

LG CNS,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SSG닷컴 등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는 후보 기업들 역시 시장 분위기와 경기 동향을 살피는 중입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IPO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성공 케이스가 나와야 하는데, 대형 업체일수록 기존에 투자받으며 인정받았던 기업가치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며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IPO 선진화 방안이 시장 분위기를 전환할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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