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한주형 기자]
전국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서울지역 대장 아파트들의 매매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한강 조망이 확보된 아파트는 외려 꾸준히 몸값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선도아파트50지수는 1.12% 떨어졌다.

2019년 3월(-1.15%)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락폭도 7월 -0.24%→8월 -0.72%→9월 -1.12%로 확대되고 있다.


이 지수는 전국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수치화한 지표다.

이 50개 단지 안에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아파트' 등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대거 포함돼 있다.

서울 외 지역에서는 경기 과천시 '래미안슈르', 부산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1차' 등이 들어가 있다.


한국부동산원도 빠른 속도로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올해 1월 보합(0.00%)으로 전환 된 이후 지난 8월까지 7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 6월 -0.08%→7월 -0.22%→8월 -0.45%로 3개월 동안은 낙폭이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그러나 한강변 아파트 단지들은 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윈중개가 지난달 서울 5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 1428곳의 가격 변동률을 산출한 결과, 한강변에서 300m 이내에 자리 잡은 단지 99곳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1월 대비 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강변에서 500m 이내인 단지 154곳은 3.2%, 한강변 1㎞ 내인 단지 269곳은 2.6% 올랐다.

한강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가격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래미안로이뷰' 전용면적 110.2㎡는 지난달 8일 28억2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38억원) 대비 9억8000억원 떨어졌다.

한강 조망이 불가능한 매물이었다.

그러나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아파트' 전용면적 82.5㎡는 지난달 14일 42억원에 손바뀜됐다.

직전 최고가(36억원)보다 6억원 뛰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매물은 한강뷰에 재건축이 추진 중인 단지다.


다원중개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록된 매매가를 토대로 단지별 3.3㎡당 아파트값을 계산해 비교 및 분석을 진행했다.

가격을 왜곡할 수 있는 저층 및 펜트하우스 등 특수 사례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또 올해 거래 등록이 없는 단지는 가격 변동률을 0%로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중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부동산 세제가 똘똘한 한 채에 유리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재건축에 유리한 한강변 층수 제한 해제를 결정하면서 한강을 중심으로 한 입지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석환 다윈중개 대표이사는 "가격이 높더라도 확실한 미래 가치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같은 단지 안에서도 층·동·향에 따라 가격 세분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양도세 비과세나 세제 혜택을 기간이 아닌 금액 기준으로 변경하면 특정 지역으로의 수요 쏠림 현상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한강변 1㎞ 안에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는 아파트들이 많은 만큼, 기부채납 비율 조정을 통해 층수 제한을 해제해 주는 등 다양성을 확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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