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 일대에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황해남도 해주시에서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6월 15일 가정에서 마련하신 약품들을 조선노동당 황해남도 해주시위원회에 보내시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에도 자신의 상비약품을 주민들을 위해 기부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1호 약품' 기부는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북한에서 '장내성(腸內性) 질환'이란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 주로 대변을 통해 감염된 병원체가 장의 점막에 붙어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키는 전염병을 일컫습니다.
김 위원장은 "급성 장내성 전염병 의진자(의심환자)들에 대한 격리대책을 빈틈없이 세워 전염 경로를 철저히 차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어 "역학조사와 과학적인 검사 방법으로 확진하며 발병 지역에 대한 소독사업을 강도 높이 진행하라"며 "해당 지역의 보건기관들에서 극진한 정성으로 환자들에 대한 집중 치료사업을 잘함으로써 전염병을 하루속히 근절시키라"고 주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지원약품을 보내면서 "시당위원회가 전염병으로 앓고 있는 대상 세대들을 구체적으로 장악하고 약품들을 빨리 전해주어 치료 사업에 조금이라도 보태게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당중앙위원회 부서 초급당위원회들과 당 조직들에게는 "해주시와 강령군 일대에서 발생한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약품들을 성의껏 마련해 보내주기 위한 조직사업을 잘함으로써 당 중앙위원회 일군(간부)들로서의 마땅한 본분을 다하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면에 리설주 여사와 김 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기부하는 의약품을 살펴보는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리 여사는 '생리적 식염수'라고 적힌 약품을 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알렸던 5월에도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품들을 본부 당위원회에 바친다"고 밝혔는데, 당시 '가정'이 리 여사를 지칭하는 표현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전염병이 창궐하자 리 여사가 김 위원장에게 가정 내 '1호 약품' 기부를 제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노동신문이 1면에 이 소식을 보도한 것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해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미 코로나19 때문에 방역 강도를 최대치로 강화한 북한에 새로운 전염병이 퍼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북한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로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전염병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0월 북한에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상하수도 시설이 취약하고 주민이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장티푸스등 선진국에서 자취를 많이 감춘 질병으로 매년 상당수가 숨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북한의 보건의료 인프라와 역량이 상당히 낙후된 상황"이라며 "이번과 같은 급성 장내성 전염병은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질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희망한다면 정부는 남북 보건의료협력 차원에서 (급성 전염병 상황에 대해서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지난달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발표하자 방역협력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호응해오지 않고 있습니다.
[ 박소민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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