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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빈자리 노리는 中·러시아…아프간, 다시 열강 먹잇감으로 [글로벌 이슈 plus]
기사입력 2021-08-0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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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러시아는 19세기 유라시아 대륙 패권을 놓고 맹렬하게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은 유럽, 아시아, 중동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였다.

영국은 인도양으로 향하는 러시아 남하를 막으려고 1839~1919년 기간에 세 차례에 걸쳐 아프간을 침공했다.

그렇지만 수많은 전사자를 남기고 번번이 후퇴했다.

다음 주자로 러시아가 1979년 아프간에 밀고 들어가서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했으나 아프간 국민의 저항에 부딪혀 10년 만인 1989년 물러났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을 비호하는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대대적으로 아프간을 공습했다.

그러나 미국도 이달 말을 기준으로 아프간 전쟁 20년 만에 완전 철수한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역사상 최장기 전쟁을 치르면서 막대한 병력과 자금을 투입한 것에 비해 별 소득 없이 발을 빼는 상황이다.

그사이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내전은 치열해졌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제국들의 무덤'인 아프간이 힘의 공백 속에서 또다시 열강들의 무대 위로 올라온다.

아프간 정부는 중국, 러시아, 인도에 손을 내밀었고, 탈레반도 집권을 기정사실화하며 중국에 협조를 구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새로운 '중재자'로 나서면서 아프간을 넘보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이 철군 이후에도 인도적 지원으로 아프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가운데 러시아, 이란, 터키, 파키스탄 등 주변국들도 호시탐탐 아프간을 둘러싼 이권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21세기 그레이트 게임이 아프간에서 재연되는 양상이다.

중국은 아프간에서 내전 중인 정부 측과 탈레반을 오가면서 적극적으로 중앙아시아 정세를 살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6일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탈레반과의) 담판을 통해 정치적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중국도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치 대화는 아프간이 민족 화해와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하는 근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28일 중국 톈진에서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이끄는 대표단을 만나 미국의 아프간 정책 실패를 언급하고 "중국은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아프간을 억제해서 중국 내 신장 위구르 이슬람 독립 세력과의 연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또한 공사비 620억달러에 달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고속도로, 철도, 송유관사업)을 아프간까지 연결해 경제적 주도권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중국군을 아프간에 파견하는 방안에는 중국 내부에서도 부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아프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도 최근 방문해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러시아도 아프간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개입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러시아는 조만간 아프간 국경 인근에서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아프간에서 영토를 확장하는 탈레반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러시아는 지난달 8일 탈레반 정부 고위 대표단을 모스크바로 초청해서 '아프간과 타지키스탄 국경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자미르 카불로프 러시아 외무부 국장은 아프간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탈레반과의 협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란은 7월 초 수도 테헤란으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대표를 초청해 협상테이블을 마련하기도 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수니파인 탈레반의 세력 확장에 따른 대규모 난민 발생 및 유입 등을 우려한다.

터키는 아프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 운영과 경비를 맡겠다고 미국 측에 제안해 협상 중이다.

미국은 아프간 정부를 지지하고 계속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도 연내 전투병력 철수 계획을 밝히는 등 9·11테러 계기로 전개했던 중동전쟁을 매듭짓고 대중국 견제를 위한 병력 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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