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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너무 너무 일을 많이 해요" 워라밸 세계최강 기업 다녀보니
기사입력 2021-08-0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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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살롱]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난감 '레고'가 성인들에게도 팬덤을 키워가는 이유다.

현재 전 세계의 레고 성인 팬(AFOL)은 100만명에 달하고, 이들이 연간 판매량의 20% 정도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BTS)에게 아미(Army)가 있다면 레고에는 'AFOL(Adult Fan of Lego)'이 있다.

실제 레고그룹은 어린이 고객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연령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레고는 교육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레고 에듀케이션은 레고를 통해 코딩,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서비스다.


레고 본산지인 덴마크는 레고를 통한 아이의 학습, 일명 놀이학습(Playful Learning) 문화가 발달했다.

덴마크 교육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놀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2018년 아이들 학습을 '놀이'에 바탕을 두도록 보육법을 개정했다.

레고재단은 2019년부터 덴마크 직업 대학들과 5년 연구 프로젝트 일환으로 '놀이학습' 프로젝트를 꾸준히 추진 중이다.

덴마크에 위치한 레고재단은 '워라밸'이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해외 근무를 생각한다면 한 번쯤 직장으로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다.


이번주 '지붕이 살롱'에서는 해외 근무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레고재단에서 시니어 프로그램 스페셜리스트로 근무 중인 원소희 씨를 인터뷰해 레고에 대한 이야기와 국제개발분야에서의 근무, 워라밸, 덴마크 생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지붕이 살롱'은 세계지식포럼 마스코트인 지붕이가 다양한 분야의 여성 멘토를 만나 이들이 2030 여성들에게 전하는 솔직 담백한 조언을 전달하는 영상 인터뷰 시리즈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덴마크 빌룬트에 본사를 둔 레고재단에서 시니어 프로그램 스페셜리스트로 근무 중인 원소희라고 합니다.

현재 레고재단에서는 다양한 국제기구 그리고 NGO들과의 협력 사업 그리고 파트너십 관리를 하고 있고요. 특히 올해는 로힝야 난민과 시리아 난민을 지원하는 사업 책임자가 돼서 인도적 지원 분야에 처음 발을 담그게 됐습니다.



-국제개발분야에서 일하고자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부모님께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했으면 좋겠다, 좀 더 세상을 넓게 배웠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한 달 정도 필리핀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그때 생활해 보니까 길거리에서 노동하거나 구걸하는 아동들을 굉장히 많이 보게 된 거예요. 저도 당시에 굉장히 어린아이였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상심으로 남게 됐고 그 이후로 뭔가 그런 개도국의 빈곤 아동들이 학교에 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런 막연한 소망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요. 대학에 진학해서 구체적으로 그 방법을 어떻게, 그 일들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찾기 위해서 다양한 인턴 활동을 하기도 했고, 봉사활동 같은 것들을 하면서 방법을 계속 알아보게 됐습니다.



-현재 일하는 분야에는 어떻게 첫발을 들이셨나요.
▷저도 그 분야에 대한 장벽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이 분야에 들어왔을 때. 그래서 봉사활동을 한다든지 아니면 어떤 기관의 인턴이 돼서 그 기관이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든지 하는 걸로 제 커리어를 시작했거든요. 요즘엔 많은 기관들이 봉사 프로그램이나 인턴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그게 커리어를 쌓는 데 좋은 출발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게 하다 보면 기회가 열리고 이를 통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많이 생기더라고요.

-국제개발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많이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좋은 일 하시네요. 이런 거였거든요. 그런데 좋은 일을 한다기보다는 해야 할 일들을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두 번째 말씀하신 편견 중에 엄청나게 도덕적인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실 제가 생각하기엔 인간의 도덕성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 이 분야에서 일하기 때문에 더 도덕적이라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참 좋은 건 그래도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 동료들과 일해 나가고 변화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편견을 말씀하신 것 중에 봉사를 업으로 삼고 산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봉사자로서 이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도 분명히 계세요. 그렇지만 대부분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로 일하고 계시거든요. 예를 들면 저는 교육 섹터 전문가로 일하고 있고 이 교육, 국제개 발 분야에도 뭔가 교육뿐만 아니라 보건이라든지, 식수 위생이나 아동보호, 그런 되게 다양한 분야들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은 전문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박봉 이야기도 하셨는데 사실 그건 어떤 기관에서 일하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질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기업 재단이라든지 국제기구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사실 연봉도 굉장히 높고요. 그리고 혜택도 굉장히 좋은 편이에요. 다만 NGO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박봉일 수도 있죠. 그래서 편견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다양한 경력을 쌓으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잠비아에 있었을 때 교육과 관련된 연구를 하던 중이었는데요. 그 계기를 통해서 가정 방문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참여 관찰을 했던 학급의 어떤 아이가 있었는데 굉장히 밝고 학업 성취도도 굉장히 높은 아이였어요. 저를 굉장히 잘 따르고. 특히 빈곤 가정의 아이들은 학업 성취도가 굉장히 낮은 경우가 많은데 이 아이의 집을 방문했더니, 굉장히 허름하고 무너져가는 그런 집이더라고요. 한눈에 봐도 빈곤한 아이구나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의 아버지를 만났는데 트럭기사시더라고요. 마침 집에 계셔서 보게 됐는데 집 안에 아이들이 학교에서 받았던 상장이라든지 아이들이 과제했던 포트폴리오나 성적표 같은 것들을 집에 잘 전시해놓고 또 잘 모아놓고 그걸 저에게 보여주시더라고요, 아버지께서. 그러면서 자기가 비록 가난하고 배우지 못했지만 아이들 교육은 놓치지 않고 끝까지 시키고 싶다고 이야기하시면서 본인이 가진 교육 인식, 태도나 철학 이런 것들에 대해 저랑 공유해주셨어요. 제가 그때 정말 깊이 깨달았던 게 '아, 비록 빈곤하지만 부모의 교육에 대한 태도가 아동의 발달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부분들을 깨닫게 됐고요. 특히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정부에서 만든 시스템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학교에서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학교와 가정 간의 연계도 중요한데 이 부모님을 만나면서 깨달았던 것은 교육 프로그램 기획 때 학교, 가정 간을 연계시키고 부모들의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는 그런 사업을 꼭 녹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도 항상 교육 사업을 기획할 때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 놓치지 않고 있고 여전히 기억에 남는 좋은 순간입니다.



-사기업인 레고재단으로 이직하게 된 이유는.
▷직업과 생활적인 부분을 나눠서 설명해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 일단 저는 유니세프에서 일할 때, 레고재단이랑 유니세프가 오래전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어왔거든요. 그래서 레고 재단에 대해 알게 됐는데, 놀이를 통한 학습이라는 개념이 저한테 있어서 교육을 뭔가 새롭게 구상하는데 재미있는 콘셉트가 될 수 있겠다 싶어 레고재단에서 그걸 좀 더 배워보자는 마음으로 이직하게 됐던 것도 있고요. 두 번째는 뭔가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방식의 사업을 수행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최근 사기업이라든지 아니면 재단들이 개발 분야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 재단이나 사기업에서 한번 일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어서 이직했던 부분도 있습니다.



-휘게의 나라, 덴마크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국과 덴마크 생활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지요.
▷한마디로 얘기하면 안전하고 또 풍요롭고 평안한 삶인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즐기고 있는 것 같고요. 근무환경 그리고 근무시간 그리고 휴가,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는 진짜 너무 열심히 일하잖아요. 근무환경도 항상 좋지만은 않고 근무시간도 너무 길고 그리고 휴가를 길게 가기도 어려운 상황인데 덴마크는 워크 라이프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실제 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과거에 일했던 습관들이 있어서 쉽게 덴마크 사람들처럼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잘 지키고 있지는 못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많이 피드백받죠. 매니저라든지 주변 동료들이 일을 너무 많이 한다, 일을 줄여라,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고요. 실제로 덴마크에서 일을 많이 하는 거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저도 지금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일단 제가 봤을 때는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업무량이 한국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적고요. 그리고 나라가 워낙 가족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나라다 보니까 물론 사회 시스템적으로 육아라든지 학교 시설이라든지 굉장히 잘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많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되면 일을 접고 아이들을 픽업하고 케어하는 시간, 그리고 가족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굉장히 잘 분리해서 생활을 하더라고요. 그런 우선순위들을 정하게 되면 아마 덴마크 사람과 똑같이 되진 않겠지만 비슷하게는 배워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덴마크 생활의 또 다른 장점은.
▷저는 자연. 덴마크의 자연이 굉장히 좋은데, 그러다 보니까 생활하다 보면 뭔가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고 마음이 힘들 때도 있잖아요. 그럴 때 자연이 주는 위로가 굉장히 큰 것 같아요. 자연을 안전하게 누릴 수 있는 그런 나라다 보니까 저는 그게 가장 감사하고 가장 좋더라고요. 저희 회사에서 아무래도 이게 글로벌 팬데믹이 모두에게 어렵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저처럼 외국인으로서 덴마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최대한 8주 정도 원하면 자기 나라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그래서 작년에 3개월 정도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5년 뒤에 모습을 그려본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좋은 대학에 들어가라, 좋은 직장에 들어가라, 좋은 배우자 만나라. 그러면서 '좋은'이라는 형용사를 많이 쓰는데 제가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나에게 맞는 직업, 나에게 맞는 직장, 나에게 맞는 사람, 이렇게 '맞는'이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때도 저한테 맞는 일들을 하면서 계속 살 것 같고요. 그리고 저는 지금 하는 일이 저한테 굉장히 잘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 계속해서 이 분야에서 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덴마크로 오고 나니까 제가 느끼는 한계는 아동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고 코로나가 발생되고부터는 사실 필드 위주를 거의 갈 수 없는 상황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뭔가 굉장히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느낌이 많이 들고, 이게 저한테는 한계로 오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5년 정도 뒤에는 다시 개도국 현장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왜냐면 그때가 가장 뭔가 열정이 넘치고 살아 있는 것 같고, 가장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낸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황순민 기자 정리]

※세계지식포럼 사무국이 선보이는 '지붕이 살롱'은 경력 단절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에게 노하우와 자신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세계지식포럼 캐릭터인 지붕이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걷는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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