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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마저, '가격파괴' 4개차종…'디젤 옹고집' 폭스바겐, 속내 들여다보니
기사입력 2021-07-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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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파괴 폭스바겐 차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티구안, 파사트 GT, 티록, 제타 [사진 출처=폭스바겐]
[세상만車] "도대체 왜 이럴까, 이 정도면 상습적인데."
폭스바겐코리아가 또다시 수입차 시장 가격을 파괴했다.

신형 티구안을 22일부터 3000만원대에 판매한다.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은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가량 저렴해진 4060만원부터 판매된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금융상품 이용자는 3802만원에 살 수 있다.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완전변경에 가깝게 진화해, 4000만원대 중후반에 판매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2000만원대 제타, '가격 파괴' 포문 열어

제타 [사진 출처=폭스바겐]
가격파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제타, 파사트, 티록에 이어 네 번째다.


포문은 소형차 제타가 열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신형 제타를 선보이며 '수입차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격은 충격이었다.

기존 모델보다 실내공간을 넓어지고 편의·안전성을 향상했지만 가격은 400만~700만원 내렸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은 2714만~2951만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하면 14% 할인 혜택을 제공받았다.

가격은 2329만~2533만원, 현대차 아반떼(1500만~2500만원)를 살 가격에 수입차를 살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파사트가 가격파괴에 합류했다.

신형 파사트 GT는 폭스바겐 모델 최초로 통합 운전자 보조시스템 'IQ.드라이브'를 적용했다.

지능형 라이트 시스템 'IQ.라이트'와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를 기본 탑재해 상품성을 향상했다.


가격은 4435만~5321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3700만원대부터 살 수 있었다.

4000만원도 저렴하다고 여겼던 수입 중형세단이 3000만원대에 나온 셈이다.

수입차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적용받았다.


올 1월에는 소형 SUV 티록을 3599만원에 내놨다.

독일보다 최대 1500만원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국산 준중형 SUV를 장악한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다.



9개월 만에 4개 차종 '가격 파괴'…추가 할인도

파사트 GT [사진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코리아는 판매대수가 떨어질 조짐을 보이면 가격파괴 효과를 각성시키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 3월에는 파사트 구매자를 대상으로 타던 차를 반납하면 추가로 450만원을 할인해주는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Trade in program)'을 선보였다.


6월에는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가성비 높은 수입차를 찾는 20~30대를 겨냥해 역대급 할인율을 적용하는 '슈퍼 세이브' 캠페인을 펼쳤다.


티록 구매자는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진 할인율 18%에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을 제공받았다.


차량 반납 프로그램 이용하면 최대 100만원을 보상받았다.

티록 스타일 트림은 2800만원대로 가격이 떨어졌다.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수준으로 내린 셈이다.



5000만원 미만 수입차 시장 주도권 차지

티록 [사진 출처=폭스바겐]
가격파괴 전략은 성공했다.

폭스바겐은 5000만원 미만 수입차 시장에서 절대 강자가 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집계한 올 상반기 가격대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제타는 2000만원대 수입차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제타 1.4 TSI(2949만원)는 2418대가 판매되면서 수입차 7위를 기록했다.


티록은 미니(MINI)와 함께 3000만원대 수입차 시장을 양분했다.

티록 2.0 TD는 1631대가 팔리면서 이 가격대에서 1위를 기록했다.

미니 쿠퍼 5도어는 1356대로 그 뒤를 이었다.


티록 2.0 TDI는 6월에만 1029대가 팔리면서 수입차 전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수입차 단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까지 물리쳤다.


파사트도 올 상반기 1002대 팔리면서 선전했다.

지난 6월에는 수입차 디젤 모델 중 판매 4위를 기록했다.



디젤은 죽지 않는다, 진화하기 때문에

티구안 [사진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코리아가 가격파괴 주력을 내세운 4개 차종 중 제타를 제외한 3개 차종이 디젤엔진을 얹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22일 출시한 신형 티구안도 디젤차로만 나온다.

올가을 출시 예정인 폭스바겐 기대주 '골프'도 디젤 모델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로 판매가 나락으로 떨어진 암흑기를 보냈고 친환경 바람에 '탈(脫)디젤'이 수입차 대세가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다.


폭스바겐이 탈디젤 분위기에 판로는 막혔지만 생산은 계속할 수밖에 없는 디젤 모델을 한국에서 '땡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폭스바겐은 이에 "디젤엔진은 죽지 않았고, 아직도 존재 가치가 충분하다"고 반박한다.

전기차가 대세처럼 보이지만 충전 인프라스트럭처 부족을 해결할 때까지 10년 이상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존재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디젤차 수요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성이 우수한 디젤차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많다고 분석한다.


또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깐깐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킬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탈디젤'을 명분으로 내세웠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디젤도 디젤 나름'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모델에 장착되는 디젤엔진은 암울했던 과거의 디젤엔진과 다르다는 자신감이다.


신형 티구안은 까다로운 유로6 AP를 충족시키는 EA288 에보 엔진을 장착했다.

기존 엔진보다 질소산화물(NOx)를 80%까지 줄여 2025년부터 적용 예정인 유로7 표준도 충족시킨다고 폭스바겐코리아는 설명했다.



내년엔 가솔린 모델과 전기차 잇달아 출시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과 신형 티구안 [사진 출처=폭스바겐]
폭스바겐코리아가 디젤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는 가솔린 모델과 전기차를 가져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출시 예정인 가솔린 모델은 골프, 티구안 올스페이스, 아틀라스다.

전기차인 ID.4도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가 가격 인하로만 승부수를 던진 것은 아니다.

신형 티구안을 시작으로 향후 출시되는 전 모델 라인업에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을 적용한다.


일부 모델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했던 최장 무상 보증을 표준화한 셈이다.


아울러 '사고 수리 토탈 케어 서비스'도 새로 선보인다.

향후 신차 구매자들은 1년 이내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사고차를 보험으로 수리할 때 총 5회까지 자기부담금을 회당 50만원 한도에서 무상 지원받을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디젤게이트로 암흑기를 보냈던 폭스바겐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5000만원 미만 수입차 시장 주도권도 장악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며 "낮은 가격과 품질 높은 보증 서비스를 펼쳐 '연간 1만대 클럽'에 가입한 볼보의 성공 사례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폭스바겐이 수입차 대중화를 명분 삼아 국산차와 수입차 가격 격차를 크게 줄인 이유는 일본차가 아닌 국산차, 구체적으로는 현대차·기아와 경쟁하겠다는 의도"라며 "차량 가격 인하로 발생하는 이윤 감소는 수익성이 좋은 폭스바겐파이낸셜 금융상품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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