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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어선 '인분재앙' 맞은 南중국해...거침없는 해양굴기 향방은
기사입력 2021-08-0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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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일 톺아보기'는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슈를 살펴보는 연재코너입니다.

바다에 오물을 배출하는 선박의 모습. 사진속 선박의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Marine executive]

"중국 선박이 배출한 오염물이 산호초와 어류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줄 수 있다.

"
중국 어선 수백 척이 남중국해 해역에 정박하며 인분(人糞)과 생활하수, 폐수 등을 대량 흘려 보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위성 영상 분석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시뮬래리티(Simularity)의 리즈 더(Liz Derr)대표는 해당 오물이 남중국해 해역에 광범위하게 퇴적돼 있다고 말했다.


시뮬래리티가 과거 5년간 수집한 위성 자료 등을 담아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 선박에서 배출된 오물이 쌓여 녹조를 부르는 등 산호초와 어류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같은날 AP통신도 시뮬래리티를 인용해 "선박 수백 척이 닻을 내린 뒤 산호초 위로 처리되지 않은 오물을 폐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려져 있다시피 남중국해는 오랫동안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동남아 5개국 사이 첨예한 영유권 다툼이 있는 해역이다.

매장된 자원량이 엄청나고, 무엇보다 해양굴기를 통해 패권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이 장악하려는 핵심 길목이자 그들이 주장하는 소위 '핵심 이익' 중 하나다.


어획량 급감 우려…중재 판결 이후에도 거침없는 중국

지난달 17일 위성 사진상 중국선박으로 보이는 수백척의 배들이 유니온 뱅크에 정박해 있는 모습. [사진=simularity]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군도)에는 '유니온 뱅크'로 불리는 고리 모양의 환초(環礁) 지대가 있다.

이곳은 필리핀과 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지역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 중국 배 240여 척이 이곳에 정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 대표는 "중국 선박이 하루 평균 1t가량의 오물을 이곳에 투척해 환경 파괴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선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산호초에 산란하는 회유성(回游性) 어종인 참치 등의 생태를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산자원을 주요 식량과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는 연안 어민들 사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필리핀 간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판결 이후 5주년을 맞은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의 모습. PCA는 한국 포함 전세계 121개국이 참여하고 있지만 판결 이행에 대한 강제수단은 없다.

[사진=연합뉴스]

꼭 오염물질 때문이 아니더라도 중국 선박은 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필리핀 어민들은 중재 재판이후 더 안전하게 어로 활동에 종사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했지만, 판결에 아랑곳없이 어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거나 돌진해 오는 중국 선박들은 그런 기대감을 산산조각 냈다.

지난 3월에도 무장한 중국 선박 220여 척이 떼 지어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정박해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필리핀은 2016년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중국을 제소해 승소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PCA가 해당 건에 대해 관할권이 없다며 판결을 무시해왔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해경이나 민간 무장 선박이 필리핀 EEZ를 침범하는 빈도는 5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중국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던 필리핀의 복싱영웅이자 정치인 매니파퀴아오(좌)와 두테르테 대통령(우). [사진=연합뉴스]
한편 지난해 7월 필리핀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국민 70%는 자국 정부가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맞서 더 목소리를 내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권은 출범 후 중국이 자국 영해와 EEZ를 120차례 넘게 침범해 와도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에도 "거대한 이웃에 도전하는 것은 무익하다" 거나 "중국은 은인"이라는 발언을 하고, 일부 각료가 남중국해 문제로 대중 비판 수위를 높이자 함구령을 내려 논란을 낳았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노선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면서 내년으로 다가온 필리핀 대선의 화두가 되고 있다.


남중국해 분쟁의 발단과 전개

지난 2011년 베트남인들이 중국 국기에 해적기를 합성한 깃발을 들고 남중국해 관련 중국을 규탄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처음 불거진 건 약 60년 전이다.

1958년 중국은 영해에 관한 성명을 발표하고 대만 펑후제도(澎湖諸島)에 더해 둥사(東沙), 시사(西沙), 중사(中沙), 그리고 난사군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베트남·필리핀과 대립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가장 격하게 대립해온 나라다.


당시에는 중국 해군력의 미비와 미국의 베트남 전쟁 개입 여파로 분쟁이 본격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1969년 남중국해에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쟁은 격렬해져갔다.

중국은 미국이 베트남에서 철군한 직후인 1974년 무력 충돌을 일으킨 뒤 베트남이 실효 지배하던 시사군도 섬들을 점령해 버렸다.


양국 간 갈등은 19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에도 이어졌고 관계는 더 악화됐다.

1979년 중국은 자국이 지원하던 캄보디아의 폴 포트 정권을 침공했다는 이유로 베트남을 침공하기도 했다.

1988년 중국은 다시 베트남과 무력 충돌을 벌여 난사군도 6개 섬을 점령했다.

이념을 공유하는 사회주의 국가지만 이 같은 일련의 영토 도발은 베트남을 대표적인 반중 국가로 변모시켰다.


한편 중국은 필리핀에 대해서는 한동안 섣불리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1992년 중소 관계가 개선돼 내륙에서 군사적 위협이 완화되고, 필리핀에서 미군이 철수하자 기다렸다는 듯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던 난사군도 섬들을 점령해 나갔다.

그리고 중국은 근래 이들 섬들에 비행장과 군항, 미사일 기지 등을 착착 건설하며 요새화 했다.


즉, 과거 동서 냉전이라는 큰 틀 아래 억제되고 있던 남중국해 분쟁 양상은 힘을 키운 중국의 태도 변화와 궤를 같이해왔고, 특히 2012년 시진핑 정권 출범이후 더 현저해졌다.


中영유권 근거인 2000년전 족보, 믿을 수 있을까

남중국해 주변국들이 각각 주장하는 영유권 범위. 중국의 남해구단선은 해역의 90% 가량을 자국 영역으로 한다.

중국은 2000년 전 자신들의 조상이 남중국해 전역을 발견해 친히 이름을 붙이고 이용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1947년 자의적으로 U자 형태의 9개 해상경계선(9단선·九段線)을 긋고 해역의 약 90%에 대한 통치권을 주장해왔다.

즉 중국 최남단에서 1000㎞ 이상 떨어진 베트남 앞바다까지 자국 영역이라 주장하는 근거는 기원전 200년 한(漢)나라 시절부터 관리했다는 기록이다.


주변국들이 불공평하다고 지적하면 중국 당국자는 물론 일반 인민들까지 한결같이 "2000년 전 역사 족보에 나오는 것"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제국주의 일본이 패망하면서 내놓은 중국 영토에 남중국해가 포함되며, 미국은 이를 인정했는데 이제 와서 딴 소리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은 베이징이 주장하는 남중국해와 그 부속 도서에 대한 역사적 근거를 납득하지 못하며 조작됐다고 본다.


중국인들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증거가 약 2200년전 한나라 역사에 기록돼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유튜브 캡처]

중국의 이 같은 태도의 배경에는 현재 국제 질서와 법 체계에 대한 그들의 뿌리 깊은 불만과 이를 바꾸려는 열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인문학술원의 중국학 전문가 존 피츠제럴드 교수는 "중국은 분쟁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때 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역사적 근거를 만들어 소유권을 세운다"며 "과거 '잃어버렸던' 영토를 되찾는다고 함으로써 침략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中, 힘 커질수록 분쟁지역 장악력 높일 것…한국도 대비필요

[사진=연합뉴스]
과거 역내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던 남중국해 분쟁은 미국의 대중 견제와 중국의 해양 진출 전략이 맞닿는 패권 다툼의 일환으로 그 규모와 강도가 심화돼왔다.

지난 12일 미국은 남중국해 판결 5주년 기념 성명을 내고 "규범에 기반한 해양 질서가 남중국해보다 더 위협받는 곳은 없다"며 "중국은 아세안 국가들을 겁박하고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주권과 권익은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돼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혹자는 남중국해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중국과 빚고 있는 갈등에 대해 당사국이 아닌 데다 다른 현안도 많은 한국이 굳이 관여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남중국해는 세계 원유 수송량 중 약 3분의 2, 해상 교역량 중 약 30%가 지나는 곳으로, 한국이 원유와 각종 자원을 수급하는 핵심 물류 통로다.


북한의 혈맹이자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서 한국 정치와 경제에 다각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이 남중국해를 완전 장악하면 말 그대로 한국의 생명선을 쥐게 된다.

그리고 이때 한국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어떨지는 굳이 그들 생리에 내면화된 중화주의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사드 사태만 떠올려도 쉽게 예상 가능하다.


현재 남중국해처럼 첨예한 갈등과 대립은 없지만, 이어도 역시 한국과 중국의 EEZ가 중첩되는 지점에 위치해 분쟁 의 불씨가 상존한다.

실제로 중국 관영 언론은 이어도를 '쑤옌자오'라고 부르며 자국 EEZ 내에 있는 영토라고 주장하고, 한국 해양과학기지에 대해 '도서의 침략 점거'라는 표현을 써왔다.


힘을 키울수록 중국이 분쟁지에 대한 장악력을 더 높이려 할 것은 분명하다.

인접국들이 이에 대항하기는 점점 더 버거워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 강화와 새로운 역내 다자 안보협력체 쿼드 플러스 참여를 포함, 중국과의 힘의 비대칭성을 상쇄할 전략적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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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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