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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 된 '싱크홀 악명'…플로리다 새벽 1시 30분, 삶이 무너졌다
기사입력 2021-06-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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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의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으며 159명이 실종됐다.

[AFP = 연합뉴스]

"모두가 떼죽음을 당했다.

마치 미사일로 폭격당한 것 같았다.

"
2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고층 아파트가 일부 붕괴되는 참사가 일어났다.

다니엘라 카바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120명의 소재가 파악됐으며 실종자가 최소 15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숨지고 37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한밤중 건물이 갑작스럽게 주저앉아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인원이 많을 것으로 추정돼 인명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1시 30분께 마이애미 해변가에 위치한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가 갑작스럽게 무너져 내렸다.

주요 외신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12층짜리 건물의 한가운데와 끝부분이 수초 간격을 두고 순서대로 굉음을 내며 붕괴했다.

목격자들은 "천둥 같은 소리가 1분 가까이 이어졌다"고 전한 가운데 사고로 발생한 잔해와 먼지가 현장에서 두 블록 이상 떨어진 자동차까지 뒤덮은 것으로 알려졌다.


날이 밝자 드러난 건물 단면에서 부서진 가구와 각종 옷가지, 이불 등이 바람에 날리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고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을 통해 연방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는 플로리다 주민에게 "필요한 어떤 도움이든 요청해달라. 우리가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고 다음날인 25일 플로리다주에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날 사고로 총 136가구 중 55가구가 무너졌다.

실종자 명단에는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 영부인의 가족 일원 등이 포함됐다.

한국인 사상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마이애미데이드 소방구조대 등이 수색견과 음파탐지기를 동원해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다.

잔해가 무너져 내릴 위험이 있어 중장비 등은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후 30시간이 경과하면서 생존자에 대한 희망도 간절해지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카바 카운티장은 "우리는 계속 수색할 것이며 아직 생존자를 찾길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반해 구조 작업은 추가 침몰 가능성, 악천후 문제가 불거지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아직까지 건물 잔해 밑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은 1981년 지어진 12층짜리 콘도형 아파트다.

시세는 최대 98만달러(약 11억원)를 호가하며 사우나·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딸려 있는 고급 주거지로 알려졌다.


정확한 붕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참사에 지반 침하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싱크홀로 악명 높은 플로리다 일대 특성상 물에 약한 석회암 지대가 지반 침하 위험을 높였다는 것이다.


시몬 브도빈스키 플로리다국제대 지구환경학 교수는 이날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사고 건물이 1990년대부터 침몰 조짐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연구를 인용해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가 1993~1999년 연간 2㎜의 지반 침하 속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지반 침하만으로는 붕괴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참사 요인에는 일조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버킷 시장도 "누군가 지지대를 뽑거나, (구조 기반이) 씻겨져 나가거나, 싱크홀이 있지 않은 이상 건물이 이렇게 무너질 리는 없다"며 "말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고 전했다.


사고 직전 붕괴 조짐이 나타났다는 증언도 나온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고에서 모친이 실종된 파블로 로드리게스는 "어머니가 사고 하루 전날 밤 전화를 걸어 '삐걱거리는 소리 때문에 새벽에 잠이 깼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은 아파트가 건축된 지 40년이 지나 안전성 재승인 절차를 시작한 상황이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녹슨 철대와 콘크리트 손상 등이 보수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는 한 입주자가 외벽 균열 등 건물 보수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인근 공사장에서 기존 건물이 철거되고 신축을 짓는 과정을 거치며 최근 일부 주민들이 땅에서 진동을 느끼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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