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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자땐 깡통 대비하라"…국제금융감독기구의 경고
기사입력 2021-06-1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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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인투기 경고등 ◆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10개국 중앙은행과 은행감독당국 대표로 구성된 바젤 은행감독위원회(BCBS·바젤위원회)가 가상화폐에 대한 위험 가중치를 1250%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은행이 가상화폐를 직접 보유하거나 이를 기초로 만든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에 간접 투자하면 그 금액에 위험 가중치 1250%를 부여하라는 의미로, 가상화폐를 최고 위험자산으로 규정한 것이다.


바젤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관련 자산은 금융을 불안정하게 하고 은행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며 "은행이 가상화폐를 보유하려면 이런 위험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자본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이같이 제안한 취지를 설명했다.


사실상 은행이 보유한 가상화폐 가치가 '제로(0)'가 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비트코인 1달러어치에 위험 가중치 1250%를 적용하면 12.5달러인데 이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은행의 최소 자기자본비율 8%에 대입하면 1달러다.


즉 은행이 비트코인 1달러어치를 보유하려면 자기자본 1달러를 쌓아둬야 한다는 의미다.

바젤위원회는 "예금자나 은행의 다른 선순위 채권자들을 손실에 노출시키지 않고 가상화폐 위험 노출(익스포저)을 흡수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젤위원회는 비트코인 등 순수 가상화폐 외에 주식이나 채권, 상품 등 전통적인 자산을 토큰화한 형태의 가상자산은 해당 기초자산에 준하는 위험 가중치를 매기자고 제안했다.


주요 통화와 연계된 스테이블 코인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서는 위험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바젤위원회 조치로 은행의 가상화폐 관련 투자에는 큰 제약이 가해지게 됐지만 가상자산이 주류 금융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바젤위원회는 오는 9월 10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권고안을 확정 지을 방침이다.


[진영화 기자 / 신혜림 기자]

은행, 코인 100弗 투자땐 100弗 쌓아야…"사실상 투자말라는 뜻"

가상화폐 위험가중치 1250% 의미는

바젤, 투자자산 리스크 따라
위험 가중치 차등해 부과
국채 0%, 회사채 20% 수준
비상장주식 400%보다도 3배
일부선 "공격적 투자할 기회"

바젤위, 9월까지 의견 청취
최종 확정은 수년 걸릴듯
11일 서울 강남구 소재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한 투자자가 시세 현황판에서 비트코인 등 여러 코인의 시세를 바라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국제은행감독기구인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가상화폐에 역대 최대 수준인 1250%라는 위험가중치 부여를 제안하자 국내 은행권에서는 바젤위원회가 은행들에 사실상 가상화폐 투자를 하지 말라는 신호를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오히려 은행이 가상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제도가 마련된 것으로도 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금융당국이 은행 자금 운용보고서를 수시로 요구하는 등 규제가 강한 상황인데 1250%의 위험가중치를 감수하면서까지 가상화폐 투자에 나서려는 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위험가중치는 자산별로 많이 다르지만 대출자산은 보통 100% 이하, 우량 회사채는 20~30%, 집합투자증권(펀드)은 100~400% 수준"이라며 "이번에 언급된 1250%는 은행이 운용하고 있는 어떤 자산들보다 가상화폐를 위험한 것으로 보고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바젤위원회는 은행들이 보유하는 자산 위험도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등화하고 있다.

자산 가치에 위험가중치를 곱해 위험가중 자산을 구하고 여기에 다시 최소자본비율인 8%를 곱한 값 이상의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

즉 위험가중치가 1250%이면, 은행은 100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사려면 100달러(=100×1250%×8%)의 자본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바젤위원회는 은행들이 투자하는 자산별로 해당 자산이 갖는 리스크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부여한다.

은행이 보유한 실물 금의 경우 0%, 담보물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택모기지(담보대출)에는 20%, 위험자산인 '투기적 비상장 주식'엔 400%를 부과하는 식이다.

이와 비교하면 가상화폐는 최고 수준의 위험가중치를 매겼다는 평가다.


바젤위원회는 현재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1조6000억달러로, 여타 주요 금융자산에 비해 그 규모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은행들의 가상자산에 대한 노출은 제한적이지만 이들의 지속적인 성장은 자본 요건이 도입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금융 안정에 대한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이날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결정을 두고 "여러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것은 많은 거시경제·금융·법적 이슈를 제기한다"며 "가상자산은 중대한 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엄격한 자본 통제를 도입하는 것은 맞지만 바젤위원회가 가상화폐 시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가 주를 이뤘던 가상화폐 시장에 금융사가 뛰어들 수 있는 국제적인 기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라고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재무관리업체 레저매틱의 루크 설리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지지자와 비판가들 모두 승리라고 선언할 만한 뉴스"라며 "은행이 비트코인을 리스크 변수(위험가중치)를 가진 자산 등급으로 인식하게 됐지만, 부담스러운 자본 요구 사항을 고려하면 (가상화폐 투자를) 구미에 맞지 않는 사업으로 여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젤위원회 소속 회원 28개국, 45개 기관이 오는 9월까지 의견을 보내면 이를 수렴해 최종 지침이 확정된다.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바젤 규칙이 합의되고 시행되는 절차까지 통상 수년이 걸린다"고 전했다.

바젤위원회 결정은 구속력을 갖지 않지만 바젤위원회 회원국 중앙은행 총재 및 금융감독 기관장이 참석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거쳐 권고안이 확정되면 이를 각 국가에서 따른다.


한편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연금 상품까지 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인 401k 관련 자금 운용 서비스 플랫폼 '포어스올'은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대안(Alt) 401k'를 출시했다.


[김혜순 기자 / 진영화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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