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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경제사령탑 첫 상견례…무역전쟁 출구찾기 시작됐다
기사입력 2021-06-0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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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상 통화를 하고 관계 회복을 위한 '탐색전'에 착수했다.

2017년 이후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미·중 양국의 경제적 충돌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미국 재무부는 1일(현지시간) "오늘 옐런 장관이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의 중국 측 대표인 류 부총리와 영상으로 대화를 나눴다"며 "양측은 미·중 경제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평등과 상호 신뢰 정신에 따라 거시경제 상황과 양자·다자 협력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특히 경제 회복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도 2일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을 통해 미국 측과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미·중 경제 수장의 상견례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넉 달여 만에 이뤄지면서 극심한 대치가 다소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미·중 양측은 성명에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식적인 대화가 시작됐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신호라는 반응이 나온다.

류 부총리가 지난달 27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화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접촉 빈도가 높아진 것만으로도 양측이 구체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걸 보여준다는 것이다.


일단 미국 측은 최대 경제 현안으로 떠오른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해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태다.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을 펼치면서 물가 상승에 직면했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해 2008년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위안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3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위안화 강세가 계속되면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중국산 제품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게 된다.


이날 통화에서 옐런 장관이 류 부총리에게 위안화 강세를 완화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위안화 강세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미국의 계속되는 양적완화라는 점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인 약달러 현상이 위안화 강세를 부채질하는 것이지 중국이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류 부총리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최근 14년 만에 외화예금 지급준비율을 상향하는 등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이 연내에 상호 보복관세를 부분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인플레이션과 관계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촉발된 미·중 관세전쟁으로 인해 중국산 수입 제품 4분의 3에는 여전히 추가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연간 37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물리고 있는 셈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에는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평균 관세율이 3.1%였으나 관세전쟁 이후 평균 19.3%로 급등했다.

최근 무디스는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관세 93%는 미국 소비자나 수입업자에게 전가됐고 7%만 중국이 부담한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빠른 속도로 상승한 데다 높은 대중 관세까지 유지되면서 미국 제조 업체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300여 개 제조 업체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즉각 폐지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백악관에 보내기도 했다.

미국 내 열연 가격은 지난해 8월 저점 대비 270%나 상승한 상태다.

중국산 철강재에는 25%, 알루미늄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그러나 미·중 양국이 당장 보복관세를 철회하며 급속도로 화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관세 철폐에 시동을 걸 명분도 마땅치 않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이 국제 통상규범을 위반하고 있다며 비판해왔고,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나 가상화폐 문제를 미·중 양국이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디지털화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미국 달러화 패권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가상화폐가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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