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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번진 美中갈등…美, 동맹국에 '올림픽불참 압박' 암시
기사입력 2021-04-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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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베이징올림픽 보이콧 시사 ◆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공산권 국가에서 열린 첫 번째 하계올림픽이었다.

그러나 올림픽을 8개월 앞둔 1979년 말 당시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미국의 주도로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모스크바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

모스크바 올림픽에는 불과 80개국이 참가했고 초대를 받은 국가 중 한국을 비롯한 66개국이 참가하지 않는 '반쪽 올림픽'이 됐다.

4년 뒤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당시 소련의 주도로 북한 등 17개국이 보이콧에 동참했다.


40여 년 세월이 흐른 지금 미·중 관계는 최악의 국면에 처했다.

급기야 미국이 중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보이콧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출범 후 중국에 신장웨이우얼차치구 등에서의 인권 탄압 관행을 개선하라고 요구했지만 되돌아온 것은 '내정간섭을 자제하라'는 강력한 중국의 저항뿐이었다.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미국 내에서는 야당인 공화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2022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대로 악화된 이웃 나라 캐나다에서도 올림픽 보이콧 주장이 비등하다.

6일 캐나다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여 여부는 독립기구인 올림픽위원회가 결정할 문제라며 일단 선을 그었다.


6일(현지시간)에는 국무부 대변인 입에서 아예 공개적으로 "보이콧을 검토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묻는 질문에 먼저 신장웨이우얼자치구의 인권침해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중국에 대한 비판부터 했다.

그러면서 동맹들과 중국에 대한 접근법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올림픽 참가도 포함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분명히 논의하길 원하는 문제"라며 "조율된 접근은 우리의 이익일 뿐만 아니라 동맹과 파트너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림픽 불참도 불사할 것이며 동맹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지렛대로 삼아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들어 대중(對中)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적인 반중 여론을 환기시키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자국 선수 출전 제한이나 주요 동맹국의 보이콧 동참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수위를 낮춰 올림픽에 파견하는 정부 대표단의 급을 낮추는 '외교적 보이콧'에 나설 수도 있다.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캐나다, 영국, 호주 등과 함께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거나 대표단의 급을 낮출 가능성이 60%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후원 기업에 대한 압박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미국 내에도 보이콧에 찬성하는 의견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냉전식 사고에 기반해 스포츠를 정치화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국가가 스포츠 선수들의 권리를 인위적으로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보이콧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다른 나라와 분쟁이 있다고 자국 선수들을 벌주는 것은 몰지각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이 문제를 이슈화할 경우 오히려 미국에 불리한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듯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몇 시간 만에 직접 나서 미국 언론에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을 주워 담았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2022년 올림픽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면서 "동맹국·파트너들과 합동 보이콧을 논의하지 않았고, 논의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이후 개인 트위터에 "내가 말한 대로 우리는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발표할 것이 없다"며 "2022년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우리는 동맹·파트너들과 공통의 우려를 정의하고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공유된 접근법을 수립하기 위해 긴밀히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보이콧 문제는 여전히 미국과 동맹들이 검토할 수 있는 카드라는 주장을 접지 않은 것이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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