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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태 후폭풍…땅 담보대출도 받기 어려워진다
기사입력 2021-03-23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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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대출 주의보 ◆
금융위원회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후속조치로 토지담보 대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달로 예정했던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 발표는 다음달 중순으로 미루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또 주택 관련 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자 은행들을 불러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주문하는 등 창구 지도에 나서고 있어 실수요자들이 대출을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23일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 'LH 사태'로 제기된 이슈를 점검한 뒤 4월 중순께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에는 토지담보대출 등 비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가계부채 대책 발표 시점을 3월로 못 박아온 금융위가 갑작스럽게 이를 연기한 건 'LH 사태'에 대한 확실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LH 직원들이 광명시흥지구에서 땅을 사들이기 위해 북시흥농협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은 가운데 규제가 느슨한 토지와 건물 등에 대한 대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토지나 건물 등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킬 때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받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9억원 이하 주택에는 LTV 40%가 적용되는 것과 비교하면 대출을 받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셈이다.


개인별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해 일정 비율을 넘기면 대출을 자제하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DSR는 대출심사 시 차주의 모든 대출에 대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계산하는 지표다.


금융당국 한도 조이고, 은행 금리 올리고…가계대출 어쩌나


주택대출 올들어 8.5조 급증
은행들 줄줄이 대출금리 인상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을 불러 현황을 점검하고 관련 대출이 급증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주문하는 등 창구 지도에 나섰다.

당국의 움직임에 맞춰 시중은행들도 잇따라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인상하며 대출 조이기에 나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일부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를 개별적으로 불러 전세대출과 주담대 현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이 가계대출 점검을 위해 개별 은행을 부른 것은 지난 1월 5대 시중은행을 소집해 급증세를 보였던 신용대출 점검 회의를 연 이후 처음이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시중은행으로부터 가계대출 현황을 일별로 제출받고 월 단위로 회의를 열어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많이 줄었는데 전세대출과 주담대 쪽은 꾸준히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모니터링하다 대출이 많이 늘어나는 기미가 보이면 은행들을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초에 냈던 가계대출 관리 계획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주요 은행들이 잇따라 대출 금리를 인상하며 가계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25일부터 '우리전세론'의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서 담보대출에 적용하던 우대금리 폭을 기존 0.4%에서 0.2%로 낮추기로 했다.

우대금리 폭을 낮추면 그만큼 차주가 부담해야 할 대출 금리가 높아진다.

신한은행도 5일부터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전세대출과 주담대 우대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NH농협은행도 우대금리 조정을 통해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했다.


고소득·전문직 대출 한도 축소 등 강력한 규제에 올 들어 신용대출은 증가세가 진정된 모습이지만 전세대출과 주담대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19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09조9006억원으로 작년 말 105조2127억원 대비 4조6879억원(4.5%) 늘어났다.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 1월 말 106조7176억원, 2월 말 108조7667억원, 이달 19일 109조9006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주담대도 올해 들어 8조5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뚜렷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작년 12월 말 473조7849억원, 1월 말 476조3679억원, 2월 말 480조1258억원, 이달 19일 482조2838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임대차 3법의 영향 등으로 전셋값과 주택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대출을 미리 받아 놓으려는 가수요도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은행 관계자는 "향후 정부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실수요자들이 미리 대출을 받아놓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혜순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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