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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격 용의자 "性중독" 핑계에…아시아계 분노 확산
기사입력 2021-03-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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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애틀랜타 총기 사건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사건 이튿날인 17일(현지시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안전 위협이 커졌다며 대대적으로 후속 보도를 했다.

사건 현장에선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 혐오를 멈추라는 피켓 시위가 시작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직접 조의를 표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지난 몇 달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잔혹 행위에 대해 이야기해왔다"며 "매우 우려스럽고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살인 동기에 대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의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동기가 무엇이든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매우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취임 후 첫 TV 프라임타임 연설에서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가리켜 "미국답지 않은 행동이며 당장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뉴햄프셔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가족들을 향해 "내 마음은 여러분과 함께한다"며 "모든 미국인이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자메이카와 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은 좀 더 직접적인 표현으로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위로했다.

그는 이날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에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맞설 것이며 이 사건이 모든 사람을 얼마나 충격에 빠뜨렸는지 이해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우리는 폭력을 참아선 안 되며 언제나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직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해도 희생자 신원은 반(反)아시아계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등의 해로운 언행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위협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애틀랜타 경찰당국은 이날 용의자인 로버트 에런 롱(21)이 진술 과정에서 이번 사건은 인종적 동기에서 벌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자신은 '성(性) 중독'에 빠져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유혹을 제거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도 지난해 성중독자 재활센터에서 용의자를 알고 지낸 남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롱이 성중독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롱은 어린 시절 침례교회에서 세례를 받았고 2018년에는 교회에서 신앙 간증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치권과 아시아계 시민사회는 증오 범죄 가능성을 용의자 진술만으로 배제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미 용의자 페이스북에서 중국을 '거대한 악'으로 규정하는 글이 발견되기도 했다.

한국계인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워싱턴주)은 이날 하원 발언을 통해 "인종 범죄는 있는 그대로 불려야 한다"며 "경제적 불안이나 성중독 등 다른 이름을 붙이거나 변명하는 것은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태평양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는 주디 추 하원의원은 미국 의회 차원에서 곧 청문회를 개최하고 아시아계 증오 범죄를 막기 위한 입법 조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총기 규제 강화 입법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기 구매자에 대한 사전 신원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한편 용의자는 전날 사건 발생 직후 부모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 측에 신고해 신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롱이 운전한 차량에 위치정보시스템(GPS)이 설치된 것을 제보해 경찰이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플로리다주로 이동해 추가 범행을 계획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부모의 빠른 판단으로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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