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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못쓴 기안기금 39조…"성장산업 투입해 경기회복 마중물로"
기사입력 2021-03-18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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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금융지원 1년 평가 ◆
18일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영업점 기업 창구에서 은행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이 2년 차에 접어들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지원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코로나19 첫 1년 동안 약 200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일부 프로그램은 거의 집행되지 않고, '퍼주기' 방식으로 진행되는 등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2년 차 금융지원은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구제일변도에서 경쟁력 강화 방식으로의 전환 △보편적 지원 대신 선별적 지원 △옥석 가리는 구조조정 등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정부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업을 무조건 살리기 위해 금융지원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경쟁력을 기를 수 있도록 성장금융을 준비해야 한다.

무려 40조원 규모로 마련됐지만 고작 1.5%만 사용된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적극 활용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기안기금이 제조업 기업에 국한돼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활성화될 관광이나 컨벤션 산업 등으로 확대해 부가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안기금이 '불용(不用)'돼 무용지물이 되기보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필요한 곳에 사용되는 게 더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최근 기안기금 개편 검토에 착수한 것도 기안기금 개점휴업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기안기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구조 개선에 대비하기 위해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4월 말로 도래하는 기금 신청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면서 기금 운영을 보다 신축적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퍼주기식의 보편적 지원에서 선별적 지원으로 선회할 것을 주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라는 상황이 워낙 엄중해 지금까지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신규 대출을 허용했다"며 "앞으로는 옥석을 가리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납부 유예가 허용됐지만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할 경우, 부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자는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5일 기준 정책금융기관을 포함한 전 금융권에서 140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 연장이 이뤄졌고, 신규 대출은 104조6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크다.

그는 "손실이 누적되고 부실화가 진행된다면 이후 회생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금융사는 재무상태를 면밀히 검토해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재무구조가 취약한지 등을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연명치료 중인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좀비기업은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금융지원이 줄어들면 바로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는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있던 상황에서 선제적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된다"면서 "출자구조 개선이나 사업 재편 등이 필요하므로 자발적 사업 재편을 위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래수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구체적으로 법원 주도의 중소기업 회생절차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회생법원은 2017년 11월부터 '중소기업 맞춤형 회생절차 프로그램'을 시행해 원스톱 회생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중소기업의 회생절차 접근성을 강화시켰다.


박 교수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부채 150억원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하되, 벤처기업과 경영자 개인의 회생절차가 동시에 필요한 기업이나 정보가 취약한 기업도 이용하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원섭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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